6, 7월경 있을 예정인 서울시의 2차 뉴타운 개발지구 지정을 앞두고 각 자치구가 벌이는 뉴타운 유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일부 자치구의 경우 지역구 국회의원까지 나서 이명박(李明博) 시장에게 뉴타운 지정을 요청하는 등 자치구의 로비전이 전방위적으로 가열되는 양상이다.
▽너도나도 뉴타운=20일 현재 서울시에 뉴타운 지정을 건의한 자치구는 모두 7곳.
구로구가 지난해 12월12일 천왕동 27 일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우선해제구역을 뉴타운 개발지로 지정해 달라고 시에 건의한 것을 시작으로 16일 서대문구, 18일 동대문구, 26일 중랑구, 30일 강동구가 뉴타운 지정을 각각 요청했다.
이달 들어서도 강북구가 미아 6, 7동 재개발 구역을 성북구 ‘길음 뉴타운’에 포함시켜 달라고 10일 요구한 데 이어 20일 금천구도 시흥 3동 970 일대를 ‘주거중심형 뉴타운’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시에 건의했다.
▽치열한 선점 경쟁=자치구들이 뉴타운 개발지를 선점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시가 공식적으로 뉴타운 후보지 신청을 받기 전에 ‘언론에 발표부터 하고 보자’는 식이 주를 이룬다. 지금까지 시에 뉴타운 지정 건의를 한 자치구 7곳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시와 언론의 눈길을 끌기 위한 이색 아이디어 경쟁도 치열하다. 중랑구는 상습 침수지인 중화동 일대를 ‘수해 예방형 뉴타운’으로 개발하겠다고 시에 건의했다.
자치구 출신의 지역구 국회의원들도 뉴타운 유치 경쟁에 한몫을 하고 있다.
한 자치구 출신의 H의원은 최근 이 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낙후된 지역 실정과 주민들의 높은 기대감을 전달하며 뉴타운 개발 대상지에 자신이 속한 지역구를 포함시켜 달라고 강력히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실이 다른 자치구 출신 국회의원들에게 알려지면서 로비전에 가세하는 국회의원들이 늘어나자 이 시장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시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자치구의 뉴타운 지정 요구가 보통 수준이 아니다”며 “이제 거의 압력 수준까지 왔다”고 토로했다.
▽서울시의 대응=뉴타운 유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빚자 서울시가 상황 정리에 나섰다.
서울시 김병일(金丙一) 지역균형발전추진단장은 20일 오전 25개 자치구 부구청장들이 참석한 간부회의에서 “부동산 투기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에 일방적인 개발 계획 발표를 자제하고 기초조사 등의 준비작업을 충실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는 2차 뉴타운 개발지 선정에서 △재원 조달방법 △개발 주체의 타당성 △개발 실현 가능성 △주민들의 개발 의지 등과 같은 기준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상지를 최종 선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서울 자치구 뉴타운 지정 건의 현황 (자료:각 자치구)자치구장소면적구로구 천왕동 27 일대19만900평(63만㎡)강동구천호동 362 일대 8만1800평(27만㎡)동대문구 전농동 588 일대 등 13만1800평(43만5000㎡)서대문구홍은2동 11 일대 등 43만900평(142만2000㎡)강북구 미아6동 1264 일대 등19만6700평(65만㎡)중랑구 중화동 315 일대 등 14만1300평(46만6300㎡)금천구시흥3동 970 일대 등 20만4000평(67만4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