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中서 보트피플 80여명 적발, 대량 해상탈북사태 예고

입력 | 2003-01-20 19:17:00


중국 공안 당국에 의해 탈북자 80여명과 탈북자 비정부기구(NGO)들의 보트를 이용한 ‘기획 탈출’ 계획이 좌절되긴 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 동안 중국 주재 외국공관을 이용한 중국 체류 탈북자들의 기획 망명이 해상 탈출로 방향을 바꾼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한 탈북자 지원 NGO 관계자는 “앞으로도 바다를 이용한 탈북 행렬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혀 중국발 제2, 제3의 해상 탈출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가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는 생명을 보장할 수 없을 만큼 위험천만한 해상 탈출을 시도하는 까닭은 중국이 최근 탈북자들에 대한 탄압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이번 해상 탈출에 깊숙이 개입한 천기원(千琪元) 두리하나선교회 전도사는 “중국 당국이 탈북자들을 대대적으로 잡아가면서 탈북자들이 숨을 곳이 없다”며 “최악의 상황에서 보트피플이라는 방법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70년대 베트남 보트피플을 연상시키는 해상 탈출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에서 탈북자 지원 활동을 해온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이 중국 체류 탈북자들의 한국 입국을 위해 해상 탈출을 고려하고 있다고 일찍이 밝힌 적이 있다. 또 지난해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는 월드컵 기간을 이용, 탈북자를 소형 선박에 태워 대거 남한으로 입항시킨다는 보트피플 프로젝트를 발표하기도 했었다. 비록 출발지가 중국이 아닌 북한이지만 지난해 8월18일에는 순종식씨(70) 가족을 비롯한 21명이 평북 선천군에서 ‘대두 8003호’를 이용해 인천항으로 귀순했었다.

천 전도사는 “이번 계획에 한국의 두리하나선교회와 피난처, 프랑스의 국경없는의사회, 일본의 RENK, 국제난민기금, 북조선난민구호기금과 미국의 대북식량구호단체인 Ton-a-Month Club, Exodus21 등 여러 단체와 폴러첸씨 등 개인이 참가했다”며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국내외 NGO들은 더 많은 탈북자들을 안전한 곳으로 데려오기 위해 해상 탈출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