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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 쟁점]종토세-담배소비세 교환

입력 | 2003-01-22 18:45:00


서울시 기초자치단체간의 재정 불균형 완화를 위해 거론됐던 종합토지세(종토세)와 담배소비세간의 세목(稅目) 교환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가 공약을 통해 “서울 강남북의 균형 발전을 위해 구세(區稅)인 종토세와 시세(市稅)인 담뱃세를 맞바꾸는 등 세제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데다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일부 세제의 개편 방침을 밝혀 실현 여부가 주목된다.

고건(高建) 전 시장 시절 세목교환을 추진했던 서울시는 이명박(李明博) 시장 취임 이후 자치구간 이해가 대립하고 실질적 효과가 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찬성과 반대=재정자립도가 낮은 강북지역 자치구들은 수 차례 세목 교환을 건의했다. 종토세를 시세로 전환해 각 구에 고루 배분하고 구마다 격차가 거의 없는 담배소비세를 구세로 돌리면 지역간 불균형이 해소된다는 논리다.

2002년 서울의 종토세 부과 현황을 보면 전체 4771억원 중 강남구가 872억원으로 65억원인 도봉구의 13.4배, 78억원인 강북구의 10.1배에 이른다. 강남은 땅값이 비싸므로 당연히 부동산에 의한 세수(稅收)가 많다.

2001년 11월 민주당이 세목 교환을 포함한 지방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강북구 하철승(河徹承) 재무국장은 “당장 연간 수입이 40억∼50억원 늘기 때문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담배소비량이 줄어 장기적인 효과를 장담할 수 없지만 당장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른바 ‘부자구’의 생각은 다르다. 강남구 이택구(李澤九) 재무국장은 “특정 구에 살고 있는 주민의 토지세를 시에서 걷는다면 지방자치의 이념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지방세법 개정안 제출 때 25개 자치구 중 강남구 서초구 등 6개 구는 반대했다.

▽전문가 시각=세목 교환 대신 시세의 일부를 구로 이양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가 많은 편이다. 자동차세나 취득세 등은 구가 징수하도록 하자는 것.

또 자치구의 재정을 돕기 위한 시의 재정교부금을 확대하거나 부자구가 종토세 초과액의 일부를 시에 내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한국조세연구원 김정훈(金正勳) 연구원은 “강남구민이 내는 세금을 강남구가 가져가야 한다는 주장은 맞지만 정말 강남구민이 내는 건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강남구 종토세의 40%는 강남구의 기업이 내고 있다. 그는 “법인은 강남구민이 아니므로 법인이 내는 종토세는 시에서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