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을 이용한 탈북자들의 수송 계획을 입안했던 탈북자 지원 활동가들이 21일 도쿄에서 개최한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의 탈북자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재미교포인 더글러스 신 목사는 회견에서 “한국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고만 애쓴다”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탔는지는 몰라도 탈북자 지원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반면 “이번 탈북자 수송에서 행선지로 왜 일본을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일본은 인권문제의 선두주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사진)은 한 술 더 떠 “나는 한국에서도 활동하고 있는데 서울에서는 나를 심하게 도청하고 감시해서 마치 평양에 있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그는 심지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는 우리 지원자 서클에 대한 정보를 한국에서 흘렸다는 소문도 있다”고 주장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이번 ‘보트피플식’ 탈북자 수송계획 무산이 한국측에 있다는 식의 말도 했다.
그러나 기자회견 참석자 일부는 이들의 발언이 한국의 적극적인 탈북자 지원정책을 유도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지나쳤다”는 지적도 아울러 내놓았다. 신 목사가 일본을 인권의 선두주자라고 치켜세운 발언은 이날 밤 NHK뉴스와 민방 TV 아사히 뉴스프로그램에 그대로 방송됐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중국 선양(瀋陽)총영사관에서 이뤄진 탈북주민 5명의 망명시도 사건 때 일본이 보여준 대응은 인권 보호와는 분명히 거리가 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