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삼국지 영웅전’을 찾은 가수 비가 전시장을 찾은 어린이들과 함께 제갈량이 만든 수레 ‘목우’를 들여다보고 있다. 권주훈기자 kjh@donga.com
“삼국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전시입니다. 새로운 사실도 많이 알게 됐구요.”
지난해 5월 데뷔해 ‘나쁜 남자’ ‘안녕이란 말 대신’ ‘악수’를 잇따라 히트시키며 단숨에 정상에 오른 가수 비. 영화 ‘바람의 파이터’의 최배달역에 캐스팅된 그가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삼국지 영웅전-도원결의에서 출사표까지’를 찾았다. 이 전시는 동아일보사와 세종문화회관이 공동 주최한 행사다.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비를 반긴 것은 유비 관우 장비의 동상이 있는 ‘도원결의(桃園結義)’ 대목. 이들 곁에 선 비는 잠시 생각에 잠기면서 삼국지의 무대인 후한말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듯 했다.
“사실 삼국지를 소설로 읽어본 적은 없어요. 대신 만화나 영화로는 많이 봐서 내용은 대충 알지요. 도원결의도 잘 알고….”
한 발짝을 더 옮기니 동한 시대의 유물인 ‘설창토우(設唱土偶)’가 눈길을 잡는다. 설창토우는 흙으로 빚은 인형으로 무덤에 시신과 함께 안치했던 유물. 전시를 안내하는 도우미가 “영혼이 저승에 가는 동안 심심하지 않도록 재담과 노래를 하는 인형으로 오늘날의 연예인인 셈”이라고 설명하자 비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과 같은 ‘직업’을 가진 1800여년전의 인형을 보고 그는 “요즘 연예인은 단순히 심심풀이는 아닌데…”라며 혼잣말을 했다.
삼국지연의가 쓰여진 명나라때 만들어진 ‘청동관도(靑銅關刀)’앞에 서자 비는 신기하다는 듯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길이 106cm, 무게 45kg이나 되는 칼의 크기에 우선 압도된다. 청동관도는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관우의 ‘청룡언월도’를 청동으로 재현한 칼. 비는 “이거 도대체 들 수나 있는 거에요?”라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조조의 글씨로 전하는 ‘곤설(袞雪)’ 탁본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전시물이다. 포하강 근처 바위에 새겨져 있는 이 글자는 강 물결이 굽이치는 모습이 마치 눈덩이가 굴러가는 것 같다고 해서 조조가 만들어낸 단어다. 조조가 ‘곤(滾·물 꿈틀거리며 흐를 곤)’ 대신 ‘袞’이라고 쓴 이유. 조조는 “포하강에 어차피 물이 많은데 굳이 ‘삼수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