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새 서식지인 경기 고양시와 파주시 한강변의 생태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와 고양습지연구회가 지난해 말 파주 오두산 전망대∼고양 행주대교 한강하구를 조사한 결과 97년까지 서식했던 털발말똥가리 잿빛개구리매 개구리매 등 희귀조들이 자취를 감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철새는 넓은 갈대밭과 농경지가 있어야 서식이 가능해 일산을 중심으로 아파트 개발이 집중되면서 서식환경이 나빠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황오리도 2001년 500여마리에서 지난해 110마리로, 기러기류도 1000여마리에서 500여마리로 감소하는 등 한강변에 서식하는 철새들의 개체 수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수만마리가 관찰되던 흰죽지는 180여마리만 관찰됐다.
습지보전연대 김경원 사무국장은 “개체 수 감소만으로 서식환경 악화를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한강하구 주변의 대규모 개발이 철새 서식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며 “꾸준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한강 하구에는 보호 야생종인 큰기러기 4315마리가 관찰됐고 흰기러기와 황조롱이도 각각 한 마리가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왜가리 1마리, 괭이갈매기 30마리, 쇠기러기 3400마리, 댕기물떼새 6마리, 쇠오리 700마리, 붉은 부리갈매기 20마리, 청둥오리 6164마리 등 25종 2만여 개체의 철새가 서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97년 조사 때는 49종 6만6000여 개체가 서식했다.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