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우 지사장(왼쪽)과 직원들이 회의용 전화기를 이용해 미국 본사와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팀버랜드
캐주얼 신발 의류 제조업체 팀버랜드의 강제우 한국 지사장은 지난 주 홍수 피해를 입은 체코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돌아왔다.
“물 속에 잠긴 세계적인 유적들이 아직도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는 그가 체코에 간 까닭은 팀버랜드의 기업철학 때문.
팀버랜드는 1990년대부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봉사의 길(Path of Service)’이라는 사내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 세계의 모든 직원들에게 1년 중 5일(40시간)을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자원봉사 휴가원을 내면 회사는 이 기간을 100% 근무한 것으로 인정, 급여를 지불한다.
“이웃에 애착을 가진 사람이 회사에도 애착을 갖는다”는 게 회사측의 인재관.
팀버랜드가 집착하는 또 하나의 철학은 자연주의다. 신발과 의류를 만들 때 사용하는 기본적인 색채를 흙 눈 바람과 같은 자연 요소에서 찾는 팀버랜드는 제품 제조 과정도 자연주의에 반하지 않아야 한다고 고집한다.
많은 업체들이 싼 맛에 사용하는 유전자 변형 면사를 사용하지 않으며 자체적으로 환경공약을 선포, 폐기물을 줄이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팀버랜드의 환경공약은 △생태계 보호 △천연자원 사용 △폐기물 처리 △에너지 보호 △환경 복원 등.
이 회사는 제품을 제조하고 남는 가죽을 작은 제품 제조에 재활용하거나, 타 업체에 판매한다. 매장 인테리어 자재로 건축 폐기물을 사용한다. 포장지 인쇄에는 반드시 식물성 잉크를 사용하는 등, 모양만 자연인 게 아니라 기업 자체가 자연 속에 있다는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강 지사장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닌, 마치 사회단체에서 일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며 “업종을 막론하고 많은 기업들이 팀버랜드와 같은 철학을 실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18년 신발공장 견습공 나탄 스와츠가 설립한 팀버랜드는 ‘시티이어’ ‘세레스’ 등 사회봉사단체와 환경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미국 포천지는 1997년부터 5년 연속으로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이 회사를 선정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