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잉크젯프린터로 휴대전화를 한번에 찍어내고 생체조직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핵심 아이디어는 잉크젯프린터의 카트리지에 기존의 잉크 대신 고분자나 생체물질을 넣은 후 이들을 층층이 분사해 3차원 구조물인 전자제품이나 인체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잉크젯프린터로 전자제품을 찍어내는 아이디어는 얼마 전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 로봇 알고리듬 워크숍에서 미 버클리 소재 캘리포니아대의 존 캐니 교수가 내놓은 것이다. 고분자를 분사해 층층이 쌓아올리면 일체형 전자제품이 탄생한다는 것이다. 이미 트랜지스터, 콘덴서, 반도체 부품을 프린트하는 방법을 개발한 상태다.
이런 기술이 완벽해진다면 라디오 리모컨 휴대전화와 같은 제품을 한번에 제작할 수 있다. 또 투명한 고분자와 플라스틱 광방출장치를 사용하면 전구를 프린트할 수 있고 전기를 발생시키는 버튼을 만들거나 전기가 가해지면 구부러지는 로봇용 인조근육을 만들 수 있다.
한편 최근 미 사우스캐롤라이나 의대 블라디미르 미로노프 박사가 잉크젯프린터로 생체물질을 뿜어내 3차원 튜브조직을 합성했다. 3차원 구조를 만들기 위해 생체물질과 함께 특수 겔을 층층이 교대로 프린트했다. 생체물질은 아주 가까이에서 융합되고 특수 겔은 섭씨 20도 이하에서 액체, 32도 이상에서 고체가 되는 특성이 있다. 생체물질은 고온에서 고체 겔의 틀 안에서 융합된 후 다시 온도를 낮춰주면 겔이 액체로 빠져나가고 3차원 생체조직만 남는 것이다. 앞으로는 이 방법을 이용해 동맥 정맥 모세혈관뿐만 아니라 콩팥과 같은 큰 생체조직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이충환 동아사이언스기자 cosm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