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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꿈을 펼쳐라]④영화 프로듀서 되려면…"실무 쌓아야"

입력 | 2003-01-29 19:11:00

영화 ‘왝 더 독’에서 영화 프로듀서로 나오는 스탠리. 대통령의 스캔들을 뒤덮을 전쟁 장면 조작을 위해 백악관에 불려올만큼, 영화 프로듀서의 위력은 엄청나다.동아일보 자료사진


한 편의 영화가 극장에서 관객을 만나기 전까지 제작 전 과정을 책임지는 영화프로듀서가 되는 길은 간단치 않다. 요즘은 영화화하기 좋은 아이템만 갖고 있으면 현장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프로듀서가 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개 영화사 마케팅, 제작실에서 수년간 실무경험을 쌓은 뒤 프로듀서가 되는 것이 ‘정통 코스’다.

영화사 ‘좋은 영화’에서 프로듀서로 일하는 임지영씨(31)는 영화사 마케팅실에서 7년, 제작부에서 2년반 동안 일한 뒤 오랜 꿈인 영화프로듀서가 됐다.

“현장을 경험해보니 수많은 돌발상황과 선택의 갈래에서 프로듀서가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수백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이 왔다갔다한다. 현장을 모르면 프로듀서를 하기 힘들겠다는 것을 절감했다.”

프로듀서의 일은 영화 기획 및 촬영준비 단계에서 필요한 시나리오 개발 지원, 캐스팅, 예산과 스태프 구성, 장소 헌팅 등을 비롯해 예산과 인력이 낭비되지 않도록 제작부터 개봉까지의 전체 스케줄을 맞추는 것에서 음악저작권 문제 해결까지 영화 제작의 거의 모든 단계에 개입해 판단하고 선택하는 것이다.

명필름 심재명 대표는 “프로듀서에게는 시나리오 해석 능력뿐 아니라 예산이 20억원이라면 이를 어디에 어떻게 쓰고, 어떻게 지켜내는지를 결정할 수 있는 경제적 실물감각, 통솔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 현장 경력 등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초보 프로듀서들의 개런티는 영화 편당 3000만원선. 영화 3, 4편은 해야 초보 딱지를 뗄 수 있다. 경험이 많은 A급 프로듀서가 받는 개런티는 편당 6000만∼1억원선. 그러나 감독과 달리 프로듀서는 영화의 지분을 갖거나 인센티브를 보장받는 경우가 많아 개런티 자체가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현재 정규 교육기관에는 프로듀서 양성 과정이 없다. 각 대학 영화과의 ‘제작론’ 강의나 추계예술대 문화산업대학원(cggs.chugye.ac.kr/cmba/instruction.html)의 영화 비즈니스 강좌가 그나마 프로듀서의 업무에 근접한 교육프로그램이다. 또 여성영화인 모임(wifilm.com)이 1년에 두 차례 프로듀서 실무 강좌를 개설하며 한겨레신문사 문화센터(www.hanter21.co.kr), 네오 아카데미(www.neofilm.co.kr)도 프로듀서 실무과정을 운영한다.

청년필름 김광수 대표는 “프로듀서는 현장 경력과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춰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제작 영화가 영화제용인지 아니면 흥행용인지 등에 대해 뚜렷한 기준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 영화를 볼 때 컨셉트를 20자 내외로 정리해보거나 영화의 포인트를 캐릭터 줄거리 장르로 나누면 어떻게 요약될 수 있는지를 정리해보는 훈련을 꾸준히 해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