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장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동욱이 모래판에 주저앉아 환호성을 터뜨리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뚝심이’ 김동욱(26·현대중공업)과 ‘신 골리앗’ 최홍만(23·LG투자증권). 두 장사의 등장으로 올해 모래판에 한바탕 회오리 바람이 몰아칠 전망이다.
김동욱과 최홍만은 1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03세라젬배 설날장사씨름대회에서 각각 우승과 3위에 오르며 올해 모래판 ‘태풍의 눈’으로 등장했다.
김동욱의 정상 등극은 한눈 팔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 뚝심의 승리였다. 프로에서 7년 동안 단 한번의 우승도 이루지 못하고 역대전적 121승122패, 승률 49.8%에 그쳤던 김동욱이 ‘기술씨름의 달인’ 황규연(신창건설), ‘봉팔이’ 신봉민(현대중공업)을 8강과 4강전에서 차례로 무너뜨린 뒤 결승에서는 ‘모래판의 지존’이라는 지난해 천하장사 이태현(현대중공업)까지 거꾸러트리며 우승컵과 1000만원의 상금을 거머쥔 것.
김칠규 현대 감독은 “김동욱은 1m93, 155㎏의 좋은 체격에 순발력이 뛰어난 대기만성형 선수”라며 “이번 겨울 강훈련으로 다양한 기술을 습득한 뒤 정상급의 선수로 탈바꿈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2m18의 최홍만도 정상의 실력을 입증했다. 4년 선배이자 거인 라이벌인 ‘구 골리앗’ 김영현(신창건설·2m17)과의 대결에서 밀어치기로 승리함으로써 역대 전적 2승1패로 우위를 과시했다. 비록 4강전에서 이태현에게 패했지만 이태현은 경기 후 “샅바를 잡는 것조차 부담스러울만큼 위압적이었다”고 머리를 내저었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