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골프투어를 다녀온 사람들은 스코어카드에 점수를 기재할 때 사용하는 몽당연필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국내에선 친절하게도 캐디가 스코어까지 기록해주는 탓에 몽당연필을 비치해놓은 골프장이 거의 없다. 그러나 미국의 2만5000여개의 골프코스에선 거의 대부분이 몽당연필을 이용해 골퍼가 직접 스코어를 적어넣는다.
미국의 한 연필공장은 한 해 1억개 정도의 골프용 몽당연필을 제작한다. 어른 가운뎃손가락 크기의 몽당연필을 팔아 한 해 16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단다. 우리 돈으로 계산하면 200억원에 가까운 돈이다. 보통 미국 골프장들은 매년 200~300다스 가량의 몽당연필을 구입한다.
골프용 연필에 원자재로 사용되는 보리수와 참피나무는 소비가 많아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서 수입해온다. 연필공장들은 클럽 이름, 로고, 색상 등을 주문받아 연필을 제작하는데, 골퍼들이 가장 좋아하는 연필색은 초록색이다. 몽당연필 한 자루로 56km의 선을 그릴 수 있다고 한다.
간혹 티잉그라운드에서 티가 없을 때 몽당연필은 티 대용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한 자루에 10원 정도밖에 하지 않는 이 몽당연필은 미국 골퍼들에게 골프 하면 떠오르는 친구와도 같은 존재다. 한국 골퍼들도 책상서랍에서 잠자는 연필을 꺼내 스코어를 직접 적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