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92개 세계보건기구(WHO) 회원국 중 하나입니다. 북한의 의료수준이 열악해 인도적 차원에서 많은 도움을 주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유엔의 최대 전문기구인 WHO 사무총장에 당선된 이종욱(李鍾郁·58·사진)씨가 당선 인사차 모국을 찾아 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기회가 닿으면 북한도 방문해 의료지원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당선 소감은….
“한국인으로는 처음 당선돼 개인적으로 영예이지만 큰 책임감을 느낀다. 한국 정부가 좋은 사람을 밀어서 당선시켰다는 말이 나오도록 열심히 하겠다. 비대해진 WHO 제네바 본부의 인력과 예산을 줄여 지역에 보내고 에이즈 등 질병 문제에 적극 대처할 계획이다.”
―대북 지원 계획은 어떤가.
“현재 WHO와 북한이 의료협력 프로그램을 갖고 기초의약품 생산시설, 혈액관리, 수액 제조시설 건설에 역점을 두고 있다. 기초의약품 생산시설을 만들기 위해 1000만달러 모금목표를 세웠지만 모금액이 부족한 상태다.”
―한국의 의료정책을 어떻게 보나.
“전염병 퇴치 부문은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 의약분업은 수용과정에서 국민의 동의를 얻기 어려웠지만 다시 돌아갈 수 없는 만큼 보다 발전시켜야 한다. 선진국으로 가는 길에 짚어야 할 것을 정리한 셈인데 전체적으로 사회보장과 복지 등이 ‘향상의 길’로 간다는 느낌이다.”
―국제기구 진출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많다.
“어학도 중요하지만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 WHO 분담금 기준으로 한국인이 20명 정도 근무할 수 있지만 현재 6명뿐이다.”
―국내 금연정책에 대한 의견은….
“담배는 백해무익하다. 한국처럼 몇몇 국가가 담배전매사업을 하는데 단기적으로는 국가수입이 늘어나지만 흡연으로 인한 건강문제와 그 비용을 생각하면 손해이므로 국가가 활발한 금연운동을 벌어야 한다.”
이씨는 7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를 만나고 보건복지부가 마련하는 당선 축하모임에 참석한 뒤 9일 스위스 제네바로 돌아간다.송상근기자 song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