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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곡수매가 사상 처음 2%인하 추진

입력 | 2003-02-04 18:30:00


정부는 올 추곡수매가격을 지난해보다 2% 내리기로 했다.

정부가 추곡수매가를 동결한 적은 있었으나 인하한 것은 1948년 수매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정부는 4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추곡수매가 인하안을 의결하고 2월 임시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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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안(案)이 국회를 통과하면 올 추곡수매가는 벼 40㎏(1등급)당 5만9230원, 수매량은 532만6000섬으로 결정된다. 정부는 수매가 인하에 따른 농가소득 감소분은 논농업직불금을 늘려 보전하기로 했다.

안종운(安鍾云) 농림부 차관은 “2004년 세계무역기구(WTO) 쌀 재협상에 대비해 국내외 쌀 가격차를 줄이고 쌀 과잉공급을 해소하기 위해 수매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농가소득감소분을 메우기 위해 양곡유통위원회의 건의를 받아들여 논농업직불금을 4000억원에서 4800억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논농업직불금은 친환경 농사를 짓는 농가에 지원하는 일종의 보조금이다.

김현수(金炫秀) 농림부 식량정책과장은 “㏊당 40만∼50만원인 논농업직불금의 단가를 올리기보다는 2㏊까지로 묶여 있는 지급상한을 5㏊까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를 통해 다소 큰 규모의 농가에 대한 혜택도 늘려 쌀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할지는 불투명하다. 3% 인상을 주장했던 농민단체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고 한나라당과 민주당도 정부안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이상배(李相培) 정책위의장은 “쌀 시장 개방의 피해를 농민에게만 떠넘기는 정책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수매가를 최소한 동결하고 논농업직불금을 획기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세균(丁世均) 정책위의장도 “수매가 인하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