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증권에 근무하던 A씨는 2000년에 고객 돈 20억원을 맡아 운용했다. 1년 동안 5000만원의 이익을 남겨 고객에게 돌려주었다. 수익률은 고작 2.5%. 하지만 종합주가지수가 1,028.07에서 504.62로 50.9%나 폭락한 것에 비해선 놀랄만한 수익률이었다.
그러나 더 놀라운 일은 A씨가 그 돈으로 주식을 자주 사고 팔아 약정을 늘림으로써 20억원에 이르는 성과급을 받았다는 것. 그는 이렇게 번 돈으로 조그만 회사를 차려 독립했다.
A씨의 사례는 주식투자를 할 때 너무 자주 매매를 하면 이익의 대부분이 수수료나 거래세로 뜯긴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실제로 지난해 주식매매에서 증권사가 뗀 위탁수수료와 세금이 8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증권거래세와 농특세가 2조8882억원으로 전년보다 26.5%나 늘었다. 위탁수수료도 4조1520억원으로 4%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지난해 종합주가지수는 9.5% 떨어졌고 코스닥종합지수는 38.6%나 폭락했다. 주가가 떨어져 투자자들은 엄청난 손해를 봤지만 정부와 증권사가 떼는 ‘고리’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현재 주식을 사고 팔 때는 평균 거래대금의 0.207%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또 주식을 팔 때는 거래대금의 0.3%를 증권거래세(0.15%)와 농특세(0.15%)로 낸다. 코스닥은 농특세가 없는 대신 거래세만 0.3%를 낸다.
PCA투자신탁운용 강신우 전무는 “수수료와 세금은 주가 등락에 관계없이 주식을 사고 팔 때 떼인다”며 “거래 비용이 큰 만큼 우량주 중심으로 매매를 최소화하는 것이 투자수익률을 올리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