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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책방]'델토라왕국 1, 2'

입력 | 2003-02-07 18:16:00


◇델토라왕국 1, 2/에밀리 로다 지음 김혜원 옮김/각 권 200쪽 내외 7000원/중앙출판사

‘해리포터’ 시리즈와 ‘반지의 제왕’을 읽고 영화까지 두루 본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이젠 뭘 하지?”라며 심심해할 때 권해줄 만한 판타지 작품이다. 8권 중 두 권이 먼저 나왔다.

델토라왕국에 사는 리프는 16세가 되는 생일날, 아버지가 한 맹세를 지키기 위해 마법의 벨트에 달린 보석을 찾는 탐험에 나선다. 온 세상을 지배하려는 암흑제왕은 델토라왕국을 차지하면서 벨트에 박힌 일곱개의 보석을 훔쳐 은밀한 장소에 감춘다. 이 보석들을 다시 찾아 벨트를 완성해야만 사악한 암흑제왕을 막을 수 있다. 리프와 함께 고아 소녀 자스민, 한때 왕궁의 근위병이었던 바르다가 온갖 위험과 시련을 뚫고 ‘침묵의 숲’ ‘눈물의 호수’ ‘들쥐의 도시’ ‘이동하는 사막’ 등을 건너는 모험길에 나서는데….

환상과 모험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델토라왕국’ 시리즈는 2000년 호주에서 첫 출간된 뒤 현재까지 14개국에서 나온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저자인 에밀리 로다는 호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가로 호주 어린이 도서협회의 ‘올해의 책’상을 다섯 번이나 수상했다.

신비한 마법과 갖가지 모험, 기괴한 괴물들의 이야기가 정교하게 얽혀있지만 문장의 호흡은 간결해 술술 읽힌다. 도입부인 1권보다 본격적인 모험에 들어서는 2권부터 이야기들이 더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책장을 넘기며 주인공에게 던져지는 수수께끼를 함께 풀어보는 두뇌게임의 재미는 덤이다. 그 수수께끼 중 하나. 열한개의 나무 막대기들이 바닥에 나란히 놓여 있다. 어떻게 해야 11개의 막대기를 하나도 없애지 않고 9개로 바꿀 수 있을까. 힌트는 영어단어를 떠올려볼 것.

남자 못지않게 용기 있고 재능 있는 여주인공 자스민의 활약을 부각시킨 점도 이 책의 미덕. 판타지답게 숱한 싸움장면과 무시무시한 괴물은 ‘기본 양념’이지만 잔인함과 끔찍한 장면보다 따뜻하고 인간적인 면을 강조해 부모들이 안심하고 추천할 만한 책.

참, 앞서 나온 퀴즈의 정답은 ‘NINE’이다.

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