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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빙기 조난대처]빙판 깨져 찬물에 빠졌을땐

입력 | 2003-02-09 18:21:00


설 연휴를 맞아 산행에 나섰던 가족이 조난 당해 4명이 숨지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겨울 날씨가 한풀 꺾였다고 방심한 채 산에 오르면 조난 당하기 쉽다. 뜻밖의 사고에 직면했을 때 알아야할 추위 대처법을 살펴본다.

인간의 체온이 37℃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영상의 기온도 체온을 낮추는 지독한 추위가 될 수 있다. 산행할 때는 항상 옷차림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체온이 35℃ 이하로 떨어진 상태를 저체온증이라 부른다. 저체온증은 조난 당한 사람들이 생명을 잃는 가장 큰 이유로 체온이 34℃ 떨어지면 환각이 보이고 목숨을 잃을 수 있다 . 체온이 27℃가 되면 심장이 완전히 멈춰버린다. 조난 당한 사람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침착한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 천하장사라 하더라도 당황해 눈길을 헤매면 체력이 쉽게 바닥나기 때문이다.

땀은 조난자가 경계해야할 중요한 요소다. 땀이 흐르면 식으면서 상당한 양의 체온을 내줘야한다. 또 옷을 젖게 하는데, 영국 생리학자 그래피스 퓨의 연구에 따르면 젖은 옷은 알몸과 다름없다.

러시아 사람이 시베리아의 강추위를 독한 술 보드카로 이겨낸다고 따라하다간 낭패하기 십상이다. 술은 일시적으로 체온을 상승시키지만 열 손실을 크게 한다. 체온을 공유하는 것은 좋지만 영화에서처럼 체온이 이미 떨어진 사람을 껴안아 자신의 체온으로 데우는 일은 위험하다. 너무 많은 체온을 빼앗겨 두 사람 모두 위험해 지기 때문이다.

빙판이 깨져 찬물에 빠질 경우 앞으로 허우적거리며 나가지 말고 몸을 뒤로 돌려 반대 방향으로 빠져나가야 한다. 튼튼하게 얼어있는 곳은 걸어온 방향 쪽의 얼음이기 때문이다. 단단한 얼음에 도착하면 팔꿈치를 사용해 얼음 구멍이 난 가장자리로 몸을 조금 올린 후 팔을 뻗어 얼음을 파낸다. 이렇게 해서 얼음 위에 손잡이가 생기면 마치 수영을 하듯 발을 차면서 물에서 빠져나온다.

김홍재 동아사이언스기자 ec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