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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한방이야기]3월 쑥은 명약, 4월 쑥은 무용지물?

입력 | 2003-02-09 18:43:00


명의였던 화타가 신비의 약초를 찾다가 황달에 걸린 노인을 만났다. 그러나 며칠을 살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얼마 후 화타가 우연히 노인을 만났는데 매우 건강해 보였다.

깜짝 놀란 화타는 어떻게 황달을 고쳤는지 물었지만 그 노인은 “봄에 양식이 떨어져 산에 나는 나물을 뜯어먹었다”고만 했다. 그 나물은 사철쑥인 인진쑥이었다. 화타는 인진쑥이 황달에 특효가 있다고 믿고 다른 황달 환자에게 시험해 보았다.

그런데 병이 치료되기는 커녕 오히려 악화하자 당황한 화타는 황달노인에게 그 풀이 맞느냐고 다시 확인했지만 분명하다는 말만 들었다.

화타는 뒤늦게 약초의 채취 시기가 문제였음을 알아냈다. 이듬해 노인이 뜯어먹었던 음력 3월 곡우 전후에 채취한 쑥을 황달 환자에게 먹이니 곧 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음력 4월 이후의 쑥은 효과가 전혀 없었다.

그래서 화타는 “생기(生氣)가 넘치는 3월 쑥은 병을 고치는 귀한 약이지만 4월 쑥은 불쏘시개로 쓰는 무용지물이다”라는 유명한 시를 남겼다.

쑥도 약에 쓰려면 시기가 있듯이 훌륭한 인재가 만들어지는 데도 충분한 시간과 때가 있다. 어린 학생을 학원으로 내몰고 성적이 오르기를 기다리는 부모들을 보면 조급증 환자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꾸준히 노력하며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주영 우리한약재되살리기운동본부 사무총장·약촌한의원 원장

magic339@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