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무신정권을 배경으로 한 KBS대하사극 ‘무인시대’가 선혈이 낭자한 장면으로 시청등급에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사진제공 KBS
이의민(이덕화)이 던진 도끼가 ‘쉭쉭’ 소리를 내며 빙글빙글 돌아가더니 병사의 머리에 꽂힌다. ‘철퇴’로 사정없이 환관의 머리를 내리치던 이의방(서인석)은 피묻은 머리통을 황제의 발 앞에 던진다….
KBS1 대하드라마 ‘무인시대’(유동윤 극본·윤창범 연출)가 8, 9일 첫주 방영에서 피가 튀기는 잔혹한 장면이 이어져 주말 가족시간대에 편성된 ‘15세 관람가’ 등급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무인시대’는 8,9일 보현원의 참살 등 무신정변을 다루면서 시청률 23.6%(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서인석 이덕화 김흥기 등 주연들의 연기력과 빠른 스토리구성, 영화 ‘글래디에이터’를 연상시킬만한 스펙터클한 화면으로 남성 시청자들을 끌어들인 것.
그러나 도끼로 찍고, 쌍검을 꽂거나 철퇴로 내려치는 잔인한 싸움이나 문신(文臣) 가족들을 어린 아이들 앞에서 참살하는 장면 등은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가족들이 함께 보기에 너무 잔인하다”는 반응도 있고, “그처럼 싸움을 잔인하게 묘사하려면 차라리 19세 등급으로 올려야 한다”고 지적도 제기됐다.
KBS 안영동 주간은 “무신의 난을 일으킨 견룡부대는 황제의 호위 병사들로 백병전을 하기위해 도끼 철퇴 쇠도리깨로 무장한 ‘부월대’(斧鉞隊)로 편성됐다”며 “드라마 방영초기 주인공들의 포악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전쟁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실감나는 액션장면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에대해 KBS심의실 관계자는 “‘무인시대’가 시작하는 9시45분은 ‘가족 관람 시간대’로 ‘19세 등급’이 불가능한 시간대”라며 “앞으로 전투장면은 가급적 10시 이후에 편성하거나 잔혹한 장면은 자제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