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육군 이등병이 자신의 간을 3분의 2 이상 부친에게 이식시켜 간경화로 꺼져가던 부친의 목숨을 살려냈다.
육군 52사단 소속 한태승(韓台承·22·사진) 이병이 부친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접한 것은 한달 전. 한 이병의 부친인 한진희(韓鎭熙·58·초등학교 교사)씨는 지난해 10월 지병인 간경화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말기 판정을 받고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나 갖은 치료에도 효과가 없었고 결국 간 이식을 받지 않으면 몇개월 내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병원측의 설명에 한씨 가족들은 장기 제공자를 백방으로 수소문했으나 실패했다.
신병교육 훈련 도중 이 소식을 들은 한 이병은 6주간의 훈련을 마치자마자 청원휴가를 얻어 병원으로 달려갔다. 정밀검사 결과 장기 이식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은 한 이병은 3일 수술대에 올랐다. 12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끝낸 한 이병은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치료 중이며 부친도 중환자실에서 빠르게 회복 중이다.
한 이병은 “지금까지 아들을 믿고 지켜봐 주신 아버지를 그냥 돌아가시게 할 수 없었다. 자식된 도리를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부대측은 한 이병의 효행을 기려 6일부터 헌혈 증서와 수술비 마련을 위한 성금 모금에 들어갔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