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
1년 만에 5㎝가 더 자랐다.
한국인 최초의 미국프로농구(NBA) 진출을 꿈꾸는 하승진(18·삼일상고 2)의 현재 키는 2m23. 여기에 아직도 성장을 멈추지 않은채 계속 자라고 있는 중이다.
하승진의 아버지이자 국가대표 센터 출신인 하동기씨(45·2m5)는 11일 “최근 맨발로 승진이의 키를 측정한 결과 2m23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하승진의 키로 알려진 2m18은 지난해 초 잰 것. 불과 1년 사이에 5㎝가 자란 셈이다.
2m23은 당장 NBA에 데려다 놔도 숀 브래들리(2m29·댈러스 매버릭스)와 야오밍(2m26·휴스턴 로키츠)에 이어 랭킹 3위에 해당하는 엄청난 신장. NBA에서는 선수들의 키를 측정할 때 운동화를 신고 잰다. 운동화 뒷꿈치 밑창 높이가 2㎝쯤 되는 것을 감안하면 하승진은 NBA 기준으로 2m25가 되는 셈. 이제 야오밍을 추월하는 것도 시간문제다.
더욱 고무적인 점은 하승진의 체중이 140㎏이나 된다는 점. 키에 맞는 파워를 갖췄다는 얘기다. 북한의 리명훈이 키는 2m35나 되지만 체중이 120㎏으로 힘이 달려 NBA의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했던 미국의 스포츠매니지먼트사 SFX 관계자들도 당초 키가 크다는 말만 들었다가 2m23, 140㎏의 이상적인 체격조건을 보고 즉석에서 테스트를 결정, 이틀 동안 하승진의 파워와 스피드,기본기 등을 집중점검했다는 것.
숀 브래들리(댈러스) 지드루나스 일가우카스(클리블랜드) 등 NBA의 키 큰 센터들이 대부분 120㎏대로 치열한 골밑 몸싸움에서 열세인 것을 감안하면 하승진은 NBA가 요구하는 센터의 신체조건을 갖춘 셈. NBA 최고의 센터로 불리는 샤킬 오닐(LA 레이커스)는 2m16에 150㎏이 넘는 체중을 자랑한다.
하승진은 앞으로도 키가 더욱 자랄 가능성이 충분하다. 하씨에 따르면 지난해 무릎을 다쳐 병원에서 X-레이 촬영을 한 결과 뼈 마디 말단의 성장판이 아직도 닫히지 않은 상태임을 확인했다는 것. 성장판이 활동을 계속하는 동안에는 키가 계속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스포츠과학지원실 안병철 상무(의학박사)는 “성장판은 보통 사춘기가 끝나는 시점에 닫히지만 지속적인 운동으로 자극을 주면 늦게 닫히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하씨는 “앞으로 더 클 것에 대비해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기초체력을 보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하승진의 키가 2m를 넘어 선 것은 명지중학교에 진학한 뒤. 하승진은 이 때부터 큰 키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것을 극도로 싫어해 그 동안 공식적으로 키를 측정한 일이 드물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