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30·텍사스 레인저스)와 김병현(24·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한국인 메이저리거를 대표하는 두 명의 거물급 스타가 12일 미국 애리조나에서 만나 함께 땀을 흘렸다. 장소는 롯데 자이언츠가 전지훈련중인 피오리아구장. 소속팀의 스프링캠프에 앞서 애리조나에서 개인훈련중인 둘은 이날 피오리아구장에서 의기투합해 1시간여동안 합동훈련을 가졌다.
박찬호와 김병현이 나란히 훈련한 것은 98년 방콕아시아경기대회 '드림팀'에 뽑혀 제주도에서 합동훈련을 가진뒤 5년만이며 메이저리그 진출 후로는 처음있는 일.
이날 합동훈련은 우연히 이뤄졌다. 김병현은 이미 9일부터 롯데 캠프에 합류해 몸만들기를 해오던 터. 박찬호는 텍사스에서 개인훈련을 하다 11일 애리조나로 넘어왔다. 애리조나에 도착하자마자 후배인 김병현을 불러 한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했던 박찬호는 다음날인 12일 롯데에서 훈련중인 김병현에게 전화를 걸어 "같이 훈련해도 괜찮겠느냐"고 의사를 타진했다.
핸드폰으로 연락을 받은 김병현은 곧장 롯데 백인천 감독에게 이를 알렸고 백 감독도 흔쾌히 승낙, 오후훈련부터 합류하게 됐다.
텍사스에서부터 꾸준히 몸을 만들어온 박찬호는 롯데 캠프에 도착하자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뒤 막바로 불펜피칭을 시작했다. 박찬호의 공을 받아준 선수는 롯데의 불펜포수 장규환. 박찬호는 직구와 커브 등 여러 가지 구위를 점검하며 50여개의 피칭으로 투구감각을 다듬었다. 공을 받아준 장규환은 "여지껏 내가 받아본 공 가운데 가장 빠른 것 같다"고 한마디.
김병현은 박찬호가 투구하는 동안 뒤에서 이를 유심히 지켜봐 눈길을 끌었다. 그는 "박찬호의 구질이 어떤 것 같으냐"는 물음에는 언급을 회피. 선배의 공에 대해 평가를 내리기가 곤란했기 때문이었다.
14일부터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서 첫 팀훈련을 갖게 되는 박찬호는 13일에도 롯데 캠프를 찾을 예정이다. 박찬호의 텍사스는 41년간 플로리다 포트 샬럿에 스프링캠프를 차렸으나 올해부터 전지훈련 장소를 애리조나로 옮겼다.
4일간 롯데 선수들과의 호흡을 맞추며 후배들 지도에도 앞장섰던 김병현은 13일 애리조나 투산으로 이동, 15일부터 시작되는 스프링캠프에 대비한다.
애리조나 피오리아=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