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신 정부의 외교 라인은 국제적 관심사이기도 하다.
외교 사령탑의 면모가 결국 새 정부가 북한 핵 위기와 한국의 국가신용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을 어떻게 처리하려는지를 보여주는 풍향계의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새 외교팀은 우선 ‘핵 위기’를 진화하는 소방수로서의 능력과 함께, 5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의 새로운 미래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무한 경쟁시대에 맞는 외교 조직과 인력을 정비하는 개혁 작업을 동시에 완수할 수 있는 비전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외교 전문가와 정부 당국자들은 이런 능력을 종합적으로 갖춘 인물을 찾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신설된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장관급)과 외교통상부 장관을 상호 보완적인 인사로 배치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 개인의 능력보다 ‘시스템 또는 팀워크 외교’로 난국을 풀어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카운터파트가 될 국가안보보좌관은 국제 정세와 대미 관계에 정통하면서도 위기 상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판단력을 갖춘 인사가 맡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대통령직인수위 외교통일안보분과 윤영관(尹永寬) 간사와 정세현(丁世鉉) 통일부 장관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나 교수 출신인 윤 간사는 ‘신속 대응능력’에서, 정 장관은 ‘대미관계’에서 약점이 있다는 것이 중평.
이 때문에 북한 핵 문제와 대미 관계에 정통한 한승주(韓昇洲) 전 외무부 장관과 반기문(潘基文) 전 차관, 김삼훈(金三勳) 외교안보연구원 연구위원, 나종일(羅鍾一) 주영대사 등의 이름이 나오고 있다.
국가안보보좌관과 호흡을 맞출 외교부 장관은 한미관계의 재정립과 21세기에 맞는 외교 체제 정비가 주임무가 될 전망.
‘밖으로부터의 개혁’을 주장하는 민주당 유재건(柳在乾) 의원, ‘안정 속 개혁’을 주장하는 김항경(金恒經) 현 차관과 반기문 전 차관, 김삼훈 연구위원, 김재섭(金在燮) 주인도네시아 대사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노 당선자 특유의 깜짝 발탁 인사가 외교 라인에서도 나올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