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나이가 젊을수록 ‘롱다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리의 길이가 길어질 뿐 아니라, 키에서 다리 길이가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커져 키의 절반을 넘어섰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이 지난해 서울 경기 전남 지역 20대 미혼 여성 45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3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부문별 표준은 키 162㎝, 다리 길이 82㎝로 86년에 비해 각각 6.6㎝와 7.8㎝ 길어졌다.
1997년 국민표준체위조사의 연령별 다리 길이에서도 20대 80.6㎝, 30대 78.3㎝, 40대 76.5㎝ 등으로 젊을수록 다리 길이가 긴 추세가 계속됐다. 이번 조사에서 가슴-허리-엉덩이 크기 표준은 82-66-90㎝(32.2-26.0-35.6인치) 등으로 조사됐다. 키에서 차지하는 다리 길이 비율은 86년 47.6%에서 2002년에는 50.4%로 높아져 ‘다리 길이가 키의 절반’이라는 ‘신장 8등신’ 기준에 가까워졌다.
20대 미혼 여성의 가슴둘레는 86년 82.4㎝에서 이번에 81.9㎝로 큰 변화가 없지만 허리는 64.8㎝에서 66.1㎝, 엉덩이는 87.8㎝에서 90.4㎝로 굵어졌다.
김동철(金東哲) 기술표준원장은 “20대 미혼 여성층을 시작으로 본격화할 한국인 표준 체형에 대한 조사는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매우 중요한 ‘정보 인프라’”라고 말했다.
표준 체형이 바뀜에 따라 의류 신발 자동차 가구 등 전 산업에서 소비자가 사용하는 제품을 만드는 크기 등의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표준원은 다음달부터 내년 말까지는 전국적으로 약 2만여명을 대상으로 연령별 성별 지역별 직업별 체형 표준을 측정하는 ‘사이즈 코리아’ 조사를 실시한다. 조사에서 얻은 자료는 산업 각 분야에 무료로 공급된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