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한국 등 농산물 수입국에 불리하게 작성된 세계무역기구(WTO) 농업위원회 특별회의 의장의 초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방침을 정하고 강력히 대응키로 했다.
또 이번 초안을 둘러싸고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수용 불가’를 밝히며 반발하고 나선 반면 미국 호주 등 농산물 수출국들은 초안의 개방폭이 오히려 미흡하다고 반박해 국가간 마찰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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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부는 WTO 농업위원회 특별회의 스튜어트 하빈슨 의장이 12일 발표한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 세부원칙에 관한 1차 초안이 한국에 불리하다고 보고 일본 EU 등과 함께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13일 밝혔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 한국이 개발도상국 지위를 잃으면 손실이 엄청날 것으로 판단하고 WTO 회원국과의 협상과 설득을 통해 개도국으로 인정받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이 초안은 형식상으로만 농산물 수입국의 견해를 반영하고 있을 뿐 실제 내용에서는 농산물 수출국의 주장을 대부분 수용하고 있다”며 “정부는 수세적인 DDA 농업협상 전략을 버리고 협상전략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협 전국농민회 가톨릭농민회 등 6개 농민단체는 WTO 비공식 각료회의가 열리는 일본 도쿄에서 15일 개최되는 국제농민대회에 100여명을 보내 개방 반대 집회를 열기로 했다. WTO 비공식 각료회의는 14일부터 사흘간 개최될 예정이다.
한편 일본과 EU는 이번 초안은 자국(自國) 농업을 고사시키는 내용이라며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오시마 다다모리(大島理森) 일본 농림수산상은 13일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일본은 이번 초안의 관세 인하폭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호주 등은 오히려 이번 초안의 개방폭이 미흡하다며 수입국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하빈슨 의장은 1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국 등 농산물 수입국이 주장한 우루과이라운드(UR) 방식을 택하면서도 세부내용은 평균 60% 관세 인하 및 보조금 최고 60% 감축 등을 뼈대로 하는 DDA 농업협상 세부원칙에 관한 1차 초안을 발표했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