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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리뷰]샹하이 나이츠…청룽의 유쾌한 액션

입력 | 2003-02-13 19:02:00

‘샹하이 나이츠’에서는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삼아 청룽의 맨몸 액션이 더 화려해졌다. 사진제공 브에나비스타 코리아


1편보다 나은 속편이 없다지만 코믹 액션 ‘샹하이 눈’의 속편인 ‘샹하이 나이츠 (Shanghai Knights)’는 그 같은 속설의 예외처럼 느껴지는 영화다. 1편인 ‘샹하이 눈’이 청룽(成龍)식 서부영화라면, ‘샹하이 나이츠’는 청룽의 맨몸 액션에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화려함을 배경으로 깔고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재치 있게 뒤섞었다.

‘샹하이 눈’에서 청나라 공주를 구하러 미국에 왔던 장 웨인 (청룽)은 네바다 주에 눌러앉아 카슨 시티의 보안관이 된다. 어느날 중국 황실의 옥새를 지키던 아버지가 살해되고 옥새가 도난 당했음을 알리는 여동생 린(판웡)의 편지가 도착한다.

장은 허풍쟁이 친구 로이(오웬 윌슨)에게 맡긴 돈을 찾아 범인을 잡으러 가기 위해 뉴욕에 가지만, 로이는 돈을 모두 날리고 호텔에서 웨이터를 하며 여자나 꼬시는 무일푼 신세다.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옥새를 훔쳐간 범인을 잡으러 영국 런던에 간다.

이 영화에서 청룽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대역 없는 맨몸 액션은 빅벤, 버킹검 궁 등 영국의 다양한 풍물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장이 옥새를 찾기 위해 격투를 벌이는 박물관은 마담 투쏘의 밀랍 인형관이며, 차를 타고 정신없이 탈출한 장과 로이가 도착한 곳은 스톤 헨지가 있는 솔즈베리 평원이다.

무엇보다 시침 뚝 떼고 허풍을 치듯 영화사와 문화적 사건들에 던지는 ‘코멘트’들이 재미있다. 로이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시계를 보고 얼렁뚱땅 만들어낸 가명은 셜록 홈즈. 장과 로이를 도와주다가 잘린 검찰관 코난 도일은 로이에게 “내가 쓰는 소설에 셜록 홈즈라는 이름을 써도 되느냐”고 묻는다. 빅토리아 시대 때 실존했던 희대의 연쇄살인마 ‘잭 더 리퍼’가 왜 갑자기 살인을 멈추고 사라졌는지도 이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또 영화 마지막에 장과 로이를 따라 미국에 건너가는 소매치기 소년의 이름은 찰리 채플린이며 로이는 장에게 ‘무비 스타 존 웨인’이 될 수 있다면서 영화사업을 제안한다.

탈출한 로이와 청룽이 호텔에서 여자들과 깃털베개를 던지면서 뛰어노는 것처럼 불필요한 장면들도 간혹 있지만, 두 배우의 호흡이 착착 들어맞는 유쾌한 액션 영화다. 감독 데이빗 돕킨. 원제 ‘12세이상 관람가.14일 개봉.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