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쌀 소비가 매년 줄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02년 한국인의 쌀 소비량을 보면 1인당 87.0㎏으로 2001년의 88.9㎏보다 2.1% 줄었다.
일본의 64.6㎏(2000년), 대만의 50.1㎏(2001년) 등 쌀을 주식(主食)으로 하는 다른 국가보다는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반면 서양에서는 최근 쌀이 건강식품이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미국의 듀크대 의대에서는 ‘라이스(Rice)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운영할 정도로 쌀은 관심을 끌고 있다. 쌀과 밥의 영양학을 알아본다.
▽쌀의 영양학=한방에서는 쌀이 위장의 기운을 편하게 하고 속을 따뜻하게 하는 기능이 있다고 한다. 영양학자들은 쌀에 탄수화물과 단백질, 미네랄, 비타민 등의 영양소가 고루 들어 있다고 말한다.
쌀은 부드러운 백미(白米)보다 덜 정미(精米)한 현미와 배아미(배아부분을 남기고 쌀겨만 제거한 쌀)가 좋다. 이런 쌀에는 백미에 들어있지 않는 식이섬유와 비타민B군, 칼슘, 마그네슘 등 성인병 예방에 필수적인 영양소까지 고루 들어 있다. 백미를 지나치게 많이 먹을 경우 성인병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밥의 영양학=쌀을 주식으로 해 밥을 먹었을 때 채소, 생선 등 다양한 반찬을 함께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빵을 주식으로 한 서양식보다 훨씬 많은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
일본의 영양학자 마쿠우치 히데오는 밥, 국, 김치를 기본으로 하는 한국인의 식단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밥에 된장국, 김치는 하늘이 내린 자연건강식”이라며 “기본식단만 꾸준히 먹어도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의 성인병을 고칠 수 있다”고 말했다. 쌀에 보리를 섞어 밥을 짓게 되면 보리에 많은 식이섬유나 비타민B군 등 영양소가 더욱 강화돼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고 변비를 누그러뜨릴 수 있으며 대장암이나 당뇨병 등을 예방할 수도 있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