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영방송 PBS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23일 저녁 뉴욕 워싱턴 로스앤젤레스 필라델피아 등 미국내 주요 도시에서 방영한다.
12일 뉴욕에서 녹화된 PBS의 ‘아시안 아메리카’ 프로그램에서 좌담 출연자들은 노 대통령당선자가 반미주의자가 아니라고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사회자 토니 에머슨(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수석 편집인)이 제기한 문제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좌담에서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인 니컬러스 크리스토프는 “노 당선자는 절대 반미가 아니며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기 위해 미국과 좋은 업무상 관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소개했다.
노정호 컬럼비아대 교수는 “노 당선자는 반미라기보다는 민족주의자”라고 설명했다.
신용평가 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존 체임버스 국가신용평가위원장은 “한미 관계는 지난 50년간 강력하게 유지돼 왔으며 강력한 한미관계는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지적했다. 또 노 당선자의 경제정책이 사회주의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노 교수는 “노 당선자가 소득의 재분배에 좀 더 중점을 두겠다고 한 것일뿐 사회주의방식의 소득 분배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북핵문제를 보는 한미간의 견해에 대해 크리스토프씨는 “많은 한국인들은 미국이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에 선제공격을 가하고 이것이 새로운 핵전쟁을 촉발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런 우려는 합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군이 한국에서 철수할 가능성은 없다”면서 “다만 한국은 자신들의 주권이 좀 더 존중되는 방향으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이 개정되기를 원하고 있으나 미국은 이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어서 양국관계 긴장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체임버스 위원장은 전쟁 위험이 한국의 국가신용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국가신용평가의 관점에서 볼 때 더 중요한 것은 통일 전망이며 통일이 언제 이뤄질지 모르지만 독일의 경우 통일 비용으로 국내총생산(GDP)의 50%가 들었으나 한국은 GDP의 1∼3배가 소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시안 아메리카’는 아시아 국가들과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관한 다양한 쟁점을 다루는 시사 프로그램으로 PBS의 방송망을 통해 전국에 방영되고 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