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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화제]‘劍의 카리스마’영화배우 최민수

입력 | 2003-02-17 18:03:00

‘검객 최민수의 포효’ 영화배우 최민수씨가 1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BS배 전국검도왕대회에서 특유의 카리스마 넘친 표정으로 검술시범에 열중하고 있다. 이훈구기자


이글거리는 눈매, 절제된 동작, 칼 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카리스마.

영화배우 최민수씨(41)가 1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BS배 전국검도왕대회에서 검술시범을 보였다. 전통검법인 조선세법 8개동작을 시연한 것. 18일에는 짚단베기 시범을 보일 예정이다.

내로라하는 고단자들을 제치고 그가 시범무대에 선 것은 연예계 스타란 점도 작용했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검도실력 때문. 그가 집 근처 명성검도관에서 검도에 정식 입문한 것은 2000년. 이 때부터 불과 2년만에 공인 4단이 되는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영화 ‘청풍명월’의 마지막 액션 신을 편집이 안된 상태에서 봤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최씨가 혼자서 수십명과 상대하는 장면인데 각본없이 하는 거였죠. 뒤에서 들어오는 칼까지 받아넘기더라구요.”

최씨의 ‘사부’인 배명환 관장(5단)의 말이다. 청풍명월은 4월 개봉 예정작. 조선조 인조시대에 북쪽 오랑캐와 왜군 잔당을 무찌르기 위해 만들어진 가상의 최정예 부대가 바로 청풍명월이란다.

수많은 액션 신을 찍으면서도 대역없이 연기를 했다는 최씨는 여러 운동을 해봤지만 검도만큼 인생과 연기생활에 도움이 된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수련을 할수록 검도의 길은 높고 자신은 한없이 초라해지더라는 것.

사실 최민수씨의 젊은 시절은 그 자체가 영화다. 복싱을 했던 그는 대학 시절 1대70으로 싸워 이긴 적도 있다고 한다. 검도에 입문한 것도 기묘한 인연에서였다.

“대학 시절 오대산을 자주 탔는데 그곳에서 중국계 도인을 만났어요. 손가락 끝으로 유리에 구멍을 내는 쿵푸의 달인이었는데 ‘당신은 기가 너무 세다. 무술을 하려면 나이가 들어서 하고 검도를 하라’고 하더라구요. 이 분은 자신의 사부님이 위독한 꿈을 꾸고 중국으로 가셨는데 그 뒤 소식이 끊어졌습니다.”

이후 그는 여섯 자루의 도검을 소장할 정도로 검도에 빠졌고 이제 ‘손이 아닌 몸 전체로 칼을 느끼는’ 수준에 이르렀다.

“칼과 몸은 일심동체죠. 내면의 세계를 돌아보고 기(氣)로 칼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합니다.”

연기자이기에 앞서 검도 인생을 살고 있는 ‘무인’ 최민수씨의 선문답이다.

한편 이날 대학부 검도왕엔 정성윤(용인대)이 올랐다.

정성윤은 대학부 개인전 결승에서 머리와 손목치기로 홍석원(영동대)에 2-0으로 이겼다.

여자부 개인전에선 변아름(용인대)이 박연정(용인대)을 머리치기로 1-0 승리를 거뒀고 중학부 개인전에서 박삼권(주성중)이 우승했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

▼정성윤 대학부 정상

이날 대학부 검도왕엔 정성윤(용인대)이 올랐다.

정성윤은 대학부 개인전 결승에서 머리와 손목치기로 홍석원(영동대)에 2-0으로 이겼다.

여자부 개인전에선 변아름(용인대)이 박연정(용인대)을 머리치기로 1-0 승리를 거뒀고 중학부 개인전에서 박삼권(주성중)이 우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