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한 투자자 피터 린치는 흥미로운 비교를 했습니다.
“1626년 미국 인디언들이 뉴욕 맨해튼섬을 24달러어치의 구슬을 받고 이민자에게 팔았다. 많은 사람이 이 거래를 두고 어리숭한 인디언이 속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디언이 24달러를 연이자 8%의 채권에 복리로 투자했다면 1989년 현재 30조달러가 됐다. 맨해튼의 땅값은 600억달러에 불과하다. 인디언이 헐값에 판 것일까.”
피터 린치의 지적은 복리(複利)의 위력에 대한 설명 가운데서도 단연 백미로 꼽힙니다.
사실 복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많은 재테크 안내서들이 ‘투자교육의 출발은 복리의 의미를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라고 강조하지요. 즉, 투자기간 투자수익률 초기투자자본 등에 따라 천양지차로 달라지는 결과를 보여주면 투자할 때 유의할 점을 금세 알 수 있다는 것이지요.
미국의 한 재테크 사이트(www.fool.com/teens/teens01.htm)를 참조하면 자녀에게 ‘복리의 마술’을 한결 수월하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적은 돈이라도 꾸준한 수익률로 장기간 투자하면 상상하지 못할 만큼 큰돈이 됩니다.
예를 들어 100만원을 연간 수익률 10%인 상품에 복리로 투자하면 8년이면 원금의 두 배가 넘는 214만원이 됩니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원리금은 눈덩이처럼 커져 20년 뒤엔 672만원, 30년 뒤엔 1744만원에 이릅니다.
복리 계산에서는 작은 수익률 차이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100만원을 투자해 원리금이 투자액의 두 배를 넘어서는 데 필요한 기간은 연 수익률 5%일 때는 15년, 10%일 때는 8년, 15%일 때는 5년입니다.
투자수익률의 차이는 단기투자일 때는 별 것 아닌 듯 보이지만 장기일 때는 엄청나게 벌어집니다. 100만원을 5년짜리 상품에 넣었을 때 연 5% 수익률과 연 10% 수익률의 만기 금액은 128만원과 161만원으로 큰 차이가 없지만 10년짜리 상품이면 208만원과 672만원이 됩니다.
초기 투자비용도 중요합니다. 100만원과 1000만원을 연간 5%짜리 상품에 넣었을 때 5년 뒤에는 이자 차액만 215만원이 됩니다.
절반 이상의 금융자산이 6개월 미만 상품에 들어있는 국내 현실에서 20년을 바라보라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요? 하지만 열살짜리 자녀가 겨우 서른살일 때입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