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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분기별 순실적 발표제 도입…12월결산 올1분기 적용

입력 | 2003-02-17 18:40:00


4·4분기(10∼12월) 기업실적이 크게 감소하는 ‘역(逆)어닝스 서프라이즈’가 올해부터는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17일 “12월 결산법인의 올 1·4분기(1∼3월) 실적부터 순(純) 실적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금감원 김진옥 총괄팀장은 “분기별로 순 실적을 발표하면 특정 분기에 비용을 반영하는 부작용이 줄어들 것”이라며 “분기별 실적 추세를 파악하기도 쉬워진다”고 말했다.

▽어떤 문제가 있었나〓음식료업체인 CJ는 작년 4·4분기 미국에서 진행 중인 반독점소송 관련 비용 420억원을 손실로 처리했다. 기업설명회 등에서 전혀 귀띔이 없던 내용이라 실적에 실망한 한 투신사는 발표 다음날 8만주의 매도주문을 냈다.

LG전자도 작년 4·4분기 자회사인 LG필립스디스플레이의 구조조정 관련 비용 1350억원을 한꺼번에 떨어내 1791억원의 분기 적자를 냈다.

그동안 국내에서 ‘1분기 최대 실적, 4분기 적자 전환’은 일종의 관행이었다.

동양증권이 2001년 주요 12월 결산법인의 분기별 실적을 검토한 결과 매출은 분기별로 고르게 분산됐지만 순이익은 1분기가 1년 실적의 53.9%를 차지한 반면 4분기는 ―24.4%였다.

분기실적이 두드러지는 1분기의 이익을 부풀리고 실적이 가려지는 4분기에 각종 비용과 상여금 등을 반영하기 때문.

분기별 순 실적 제도를 도입하면 이런 부작용을 해소할 수 있다.

▽어떻게 달라지나〓순 실적 제도가 도입되면 올해부터는 분기별 순익이 각 분기에 고르게 분산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분기 손익계산서를 누적치로 발표했다. 예를 들어 2·4분기에는 4∼6월이 아닌 1∼6월 실적을 발표했다.

올해부터는 2·4분기와 3·4분기 실적 발표 때 1∼6월 누적실적과 4∼6월 순 실적, 1∼9월 누적실적과 7∼9월 순 실적을 발표해야 한다.

동양증권 노근환 리서치팀장은 “지금까지 국내기업의 실적이 분기별로 들쭉날쭉해 주로 전년 동기와 비교했다”며 “순 실적 제도가 도입되면 대손상각 등 비용을 분기별로 반영, 전 분기 대비 변화율도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에서는 분기별 실적 발표로 기업들이 지나치게 단기실적에 치중한다는 반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2001년 실적에 대한 분기별 구성비 비교(단위:%)국가실적구분분기별 실적1·4분기2·4분기3·4분기4·4분기미국매출25.325.024.924.8영업이익27.226.025.121.7순이익31.023.629.116.3한국매출25.425.124.025.5영업이익38.825.923.411.8순이익53.964.06.5-24.4미국은 S&P500지수 기업 가운데 309개. 한국은 12월 결산법인 가운데 감사의견 적정인 469개 비교. 자료:동양증권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