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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하철 방화 사건 전모

입력 | 2003-02-18 17:22:00


18일 오전 대구 도심의 지하철역에서 50대 남자가 전동차에 기름을 붓고 불을 질러 130여명이 숨지고 140여명이 중경상을 입는 대형 참사가 빚어졌다.

특히 전동차의 객차문이 열리지 않아 객차안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숨진 시신 100여구가 발견돼 지하철 전동차의 재난 안전체계에 중대한 결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불이 붙은 2개의 전동차 12개 객차 곳곳에는 10∼20여구의 시신이 뒤엉킨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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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조사 법의학팀 채종민교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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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함께 대형화재가 발생했는데도 마주오던 전동차가 멈추지 않고 사고역까지 진입하는 바람에 불이 옮겨붙어 피해가 커지는 등 지하철의 전반적인 운영체계에도 큰 허점이 드러났다.

경찰은 불을 지른 김모씨(57·무직·대구 서구 내당동)를 긴급체포해 방화경위 등을 조사중이다.

▽사건 발생=18일 오전 9시55분경 반월당역쪽에서 중앙로역으로 진입해 정차한 대구지하철 1호선 1079호 전동차(기관사 최정환) 5호 객차에 타고 있던 김씨가 객차 안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여 화재가 발생했다. 범인은 검은 가방에 인화물질이 든 패트병 2개를 숨겼다가 전동차가 역에 정차한 직후 불을 질렀다.

승객 박금태씨(37·대구 남구 대명동)는 "체육복 차림의 남자가 가방에서 패트병을 꺼내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것을 보고 주변에 있던 승객들이 달려들어 격투를 벌였으나 이 남자가 불이 붙은 병을 객실에 던졌다"고 말했다.

불은 순식간에 전동차의 6개 객차로 번졌으며 때마침 반대편에서 중앙로역에 도착한 상행선 전동차 6량에도 옮겨붙어 피해가 더욱 커졌다.

불은 전동차 객차 12량을 모두 태우고 이날 오후 1시30분경 진화됐으나 유독가스가 빠지지 않아 상황파악과 사고수습이 늦어졌다.

▽인명피해=이날 화재로 객차에 타고 있던 승객들이 화상을 입거나 유독가스 등에 질식해 이창용씨(57·대구 동구 신암동) 등 130여명이 현장에서 숨지거나 병원으로 옮기던중 사망했다.

119구조대와 경찰은 유독가스와 연기가 분출되는 바람에 현장 접근이 어려워 사건 발생 5시간이 지난 후에야 지하철역 구내에서 24명의 사체를 처음 발견했다. 이어 불탄 전동차 내부를 확인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숨진 시신들을 수습했다.

현재 부상자 140여명은 동산의료원과 경북대병원 등 대구시내 8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대구시와 지하철본부, 소방본부 등은 현장에 지휘본부를 설치하고 소방관 등 인력 1300여명과 각종 장비를 동원해 구조작업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