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것이 행복하고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
생일을 맞은 18일(미국시간 17일)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워싱턴 위저즈)은 만 40세가 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이날 조던의 40세 기념경기로 예정됐던 토론토 랩터스와의 경기는 폭설로 취소됐다. 그래도 팬들은 ‘미국프로농구(NBA)의 살아있는 전설’ 조던의 이름을 연호했다.
현재 NBA에서 40대 선수는 존 스탁턴(41·유타 재즈), 케빈 윌리스(40·샌안토니오 스퍼스)와 조던 등 3명. 40세를 넘겨 현역으로 활동한 선수는 역대를 통틀어 조던이 12번째다. 최장수 현역선수 기록의 주인공은 46세까지 뛴 내트 히키(프로비던스 스팀롤러스·47∼48시즌).
조던의 활약이 40세 생일을 계기로 새롭게 주목을 받는 것은 그의 변신 때문이다. 84년 NBA에 데뷔한 뒤 실종됐던 아버지의 피살 충격으로 첫 번째 은퇴를 선언(93년 10월)하고 복귀, 은퇴를 반복할 때만 해도 조던의 플레이는 현란한 개인기를 앞세운 독불장군에 가까웠다.
“농구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복귀의 변과 함께 코트에 다시 돌아온 것이 2001년 9월 26일. 그후 조던은 ‘진정한 리더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기에 손색이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조던은 두 번째 복귀 뒤 ‘자신을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만큼’ 동료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헌신했다. 덕분에 만년 패배의식에 젖어 있던 워싱턴은 18일 현재 동부콘퍼런스 9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눈앞에 둘 만큼 새 팀으로 거듭났다.
“모든 일에서 맞는 리듬을 찾아 즐겁게 생활하는 만큼 좋은 것은 없다. 사람들이 나의 인생을 성공한 것으로 평가해 기쁘다.”
그는 “40세는 농구하기에 더 이상 젊은 나이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시사하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은퇴하든 안하든 분명한 사실은 이제 그는 ‘진정한 농구황제’라는 점이다.
■스포츠 스타들 40세 이후에도 빛나는 기록 많아
40세라면 운동선수로 환갑 진갑 다 지난 나이. 그러나 40세를 넘긴 나이에도 빛나는 기록이 나왔다.
‘NBA의 전설’로 불리는 카림 압둘 자바가 88년 챔피언결정전에서 디트로이트 피스턴스를 꺾고 소속팀 LA 레이커스에 4승3패로 우승컵을 안긴 게 41세 때. ‘황금곰’ 잭 니클로스는 46세에 출전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마스터스대회에서 우승했다. 메이저리그에선 ‘텍사스 특급’ 놀란 라이언(텍사스 레인저스)이 44세이던 91년 한 경기에서 7이닝 동안 29명의 타자를 상대로 16개의 삼진을 잡아낸 적이 있다. ‘미스터 하키’로 불리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고디 호웨가 현역에서 은퇴한 나이는 ‘52세’. 32년 동안 현역으로 활약한 호웨는 은퇴 직전인 79∼80시즌 80경기에 출전해 15골 26어시스트로 왕성하게 활약했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숫자로 본 조던
1 올해의 신인상(1985년)
2 올림픽 금메달(84,92년) 및 은퇴(93,98년)
3 현역 NBA 감독중 조던보다 나이가 어린 감독(골든 스테이트의 에릭 무슬레만·37, 시애틀의 네이트 맥밀란·38,클리블랜드의 케이스 스마트·39)
4 같은 유니폼을 입은 감독
5 정규시즌 최우수선수
6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 및 우승
7 정규리그 연속 득점왕
9 올해의 수비선수상
10 정규리그 득점왕
13 신발 사이즈(인치)
14 올스타전 출전
18 에어조던 신발의 버전
26 조던보다 어린 현역 NBA 코치
30.3 통산 평균 득점
33.4 통산 플레이오프 평균 득점
37.1 역대 한 시즌 최다 평균 득점(86∼87)
45 첫 번째 은퇴, 복귀 뒤 잠깐 동안 입었던 유니폼의 백넘버
52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지 표지모델
69 통산 한 경기 최고 득점(90년 3월28일 클리블랜드전)
172 통산 40득점 이상 경기
866 연속 두자리수 이상 득점 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