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동물이야기’ ‘오래오래 푸른 환경이야기’가 나왔다. 초등학교 저학년용 ‘기초 자연과학이야기’시리즈(전 5권·서울문화사·각권 1만1000원) 중 1∼2권. 저자는 ‘장수하늘소’. 저자의 실명이 드러나지 않으면 이책 저책 짜집기해 만든 엉터리책이 아닌가 의심하는 것이 많이 속아본 독자들의 책 고르는 법 중 하나. 그러나 ‘장소하늘소’라면 탄탄한 기획과 꼼꼼한 글쓰기로 학부모들에게 인정받고 있지 않는가. 그래서 ‘장소하늘소’ 실장 길도형씨(38)를 만났다.
▼몇명이 작업하는가?▼
“개인창작물이 아니기 때문에 기획자에 의해 연출되고 필자가 선정된다. 필자로 어린이책을 많이 쓴 아내 김유리가 꼭 들어가고 원영주 고수산나씨 역시 단골이다. 98년 어린이 자연과학책 전문기획자집단으로 출발해 33권을 냈는데 이번 ‘기초 자연과학이야기’시리즈만 해도 꼬박 2년간 매달렸을 정도로 쉬운 작업은 아니다.”
▼왜 자연과학책인가▼
“국문학을 전공했지만 대학도서관에서 자주 과학잡지를 뒤적일 정도로 관심이 많았다. 자연과학은 인문과학이나 사회과학보다 실증적 부분이 강해 명쾌하다. 그래서 나름대로 주관을 갖고 아이들에게 자연과학 지식을 전하고 흥미를 불러일으킬 어린이책을 기획하게 됐다. 곤충을 좋아해 이름도 ‘장수하늘소’라고 지었다.”
▼어떻게 아이들에게 과학을 읽힐 것인가▼
“우리 아이들은 열심히 공부만 했지 일상 속에서 과학적 원리와 법칙을 발견하고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세계적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의 어머니는 호킹을 박물관에 수시로 데려갔지만 뭘 강요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우리 어머니들은 박물관 과학관을 데려가면 50분간 뭘 만들어와야 직성이 풀린다. 그러나 아이들이 체험이나 책 속에서 ‘왜 과학이 필요하고 무엇을 가능하게 할 것인가’ 깨닫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떻게 이 책을 읽힐 것인가▼
“다음달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아들녀석에게 주었더니 끼고 산다. 이 책은 한번 읽히는 게 아니라 두고두고 즐기면서 보도록 하는 책이다. 처음엔 아이가 그림만 읽어도 된다. 흥미와 호기심을 갖게 되면 대화형식으로 하나하나 풀어쓴 주제들이 쏙쏙 머릿속에 들어올 것이다. 과학지식도 지식이지만 인간과 관련해 소개한 부분을 눈여겨 보았으면 한다. 인간은 자연이나 환경과 떨어져 살 수 없는 존재니까.”
김진경기자 kjk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