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위기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북한에서는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위한 생일(16일) 축하잔치가 벌어졌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7일 서울발 기사로 보도했다.이 신문은 “북한에서 김정일의 생일은 이틀 동안 잘 먹을 수 있다는 희망 때문에 모두가 기다리는 날”이라는 탈북자 이순복씨(57)의 말을 인용했다. 이씨는 “우리는 (김정일 생일 축제) 이틀 동안 쌀밥을 먹을 수 있다. 북한에서는 이틀 동안 계속해서 쌀밥을 먹지 못한다”고 말했다는 것.
이 신문은 “절망과 추위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 수백만명이 핵무기 문제로 주변국 및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친애하는 지도자를 찬양하기 위해 거리에 나왔다”고 보도하며 “이 고립된 나라에서는 이상한 개인숭배의 중심에 있는 김정일의 61회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불꽃놀이와 전국적인 충성 맹세, 대규모 음악 예술 공연이 벌어졌다”고 전하고 올해 축하행사는 철통같은 군사대비 태세와 선군(先軍) 정책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었다고 분석했다. 또 북한의 로동신문은 이날 미국이 북한을 전쟁 직전까지 내몰아 북한 주민들의 가슴에 미국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이 불타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