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차례의 실수로 황성인(SK 나이츠)은 패배의 멍에를 뒤집어 쓴 반면 단 한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은 김희선(삼성 썬더스)은 승리의 주역이 됐다.
18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02∼2003애니콜 프로농구 삼성과 SK 나이츠전. 황성인(11점 8리바운드 7어시스트 2가로채기)은 이날 가장 바쁜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올 시즌 어시스트부문 1위답게 3쿼터까지 5개의 어시스트를 했고 리바운드 싸움에도 가담하는 등 공수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SK 나이츠는 황성인의 노련한 게임 운영으로 4쿼터까지 일진일퇴 공방전을 벌이는 가운데에도 근소한 리드를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4쿼터 종료 1분30초를 남기고 삼성 주희정의 3점슛으로 4점까지 벌어졌던 점수차가 1점으로 좁혀지자 황성인은 당황했다. 조성원에게 어이없는 패스를 해 기회를 날려버린 것.
이어진 삼성의 공격에서 곧바로 터진 김희선(6점)의 3점슛은 승부의 물줄기를 뒤집는 분수령이었다. 직전까지 3득점에 그쳤던 김희선의 손을 떠난 3점슛이 림을 가르면서 승부는 순식간에 삼성의 2점차 리드로 바뀌었다.
이후 SK 나이츠는 허둥대다 잇단 공격 실패로 추격에 실패했고 기세가 살아난 삼성은 여유있게 득점을 추가했다. 종료 부저가 울렸을 때 전광판의 최종 스코어는 82-77로 삼성의 승리.
삼성은 이날 승리로 2연승하며 단독 4위에 올라섰다. 반면 ‘꼴찌’ SK 나이츠는 2연패에 빠지며 9위 KCC 이지스와의 승차까지 2.5경기로 벌어져 꼴찌 탈출의 꿈이 점점 멀어져 갔다.
SK 나이츠는 4쿼터 중반 69-67로 앞선 상황에서 삼성의 아비 스토리가 허남영의 배를 때리는 고의적인 파울로 퇴장당한 뒤 허남영과 리온 트리밍햄이 4점을 보태며 7점차까지 달아났으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외곽슛이 없는 선수’로 알려진 주희정은 이날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인 7개의 3점슛을 포함해 데뷔이후 한 경기 최다인 28득점(12어시스트)을 챙기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