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이 사람들이 죽어 나갔는데 뭐하러 내려왔습니까?”
대구 지하철 방화 참사가 하루 지난 19일 사고대책본부를 찾은 김석수(金碩洙) 총리와 이근식(李根植) 행정자치부 장관 일행을 실종자 가족들은 싸늘하게 맞이했다.
이날 오전 8시10분경 김 총리와 이 장관 일행이 대구 중구 태평로 대구시민회관에 마련된 사고대책본부에 도착하자 실종자 가족 수십명이 이들에게 우르르 몰려갔다.
실종자 가족들은 “아직 시신이 객차 안에 있다는데 언제 신원 확인을 할 건가” “실종자 수색을 빨리 해달라”고 외쳤고, 김 총리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일행을 막아서는 바람에 이를 제지하는 공무원들과 10여분간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김 총리가 부상자들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방문한 뒤 사고 전동차가 옮겨진 달서구 진천동 월배차량기지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면담을 갖기로 약속을 한 뒤에야 몸싸움은 풀렸다.
봉변을 당한 김 총리와 이 장관의 안색은 흐려졌다. 그러나 사고대책본부로 들어가는 이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실종자 가족들의 울분도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대구=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