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참사가 발생한 대구 지하철 1호선 외에 대구 지하철 2호선, 부산 지하철 2호선 2단계 및 3호선, 광주 지하철 1호선 등 현재 건설중인 대도시 지하철도 화재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민주당 조배숙(趙培淑) 의원이 밝혔다.
조 의원은 19일 국회 법사위에서 “감사원이 2001년 11월 당시 건설중이던 대구 부산 광주 지하철에 대한 ‘도시철도 건설사업 집행실태’ 감사를 벌여 ‘화재 발생시 연기를 배출시키는 배연시스템이 설계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감사원 감사 이후 대구 지하철측이 지적을 수용해 적절한 조치를 취했더라면 이번 참사 피해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감사원 감사 결과를 인용해 대구와 광주 지하철은 터널 내부 급기용 송풍기실에 화재 감지기를 설치하도록 설계해 감지가 애당초 불가능하고, 부산교통공단의 경우는 아예 화재 감지기를 설계에 포함시키지조차 않았다고 밝혔다.
조 의원에 따르면 당시 감사원은 “이들 3개 지역 지하철은 화재 발생시 승객들의 대피 통로가 되는 에스컬레이터와 개·집표기 등을 화재수신반과 연동시켜 승객들의 지상층 대피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도 서로 연동되게 설계하지 않아 대피에 혼잡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구 지하철 2호선의 경우 승강장 화재의 연기가 터널구간 감지기에서 감지되면 승강장 환기시스템이 배연기능 대신 밖의 공기를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급기기능으로 전환되도록 설계해 연기가 빠져나가지 않고 오히려 내부로 확산되는 위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종남(李種南) 감사원장은 “대구지하철측이 이후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