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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용가리’의 좌절 ‘디 워’로 씻을까

입력 | 2003-02-20 18:25:00

심형래씨가 150억원의 대규모 제작비를 투입해 준비중인 SF 블럭버스터 영화 ‘디 워’. 사진제공 영구아트



SF 영화에 몰두해온 코미디언 심형래(사진)가 새 영화 ‘디 워’(D-War·D는 Dragon의 약자)로 재기에 나섰다. 영화 ‘용가리’(1999)의 흥행 부진으로 고배를 마신 지 4년만이다.

‘디 워’는 총제작비 150억원이 투입되는 블록버스터 SF로 현재 80억원을 들여 3년간의 프리프로덕션 작업을 마친 상태. 4월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실사 촬영에 들어간다. 이 영화는 500년 전 조선과 미국을 넘나들며 여의주를 차지하려는 이무기들의 싸움을 그렸다.

각색은 할리우드 출신 시나리오 작가 마이클 걸보시가 맡았다. ‘용가리’때 치명적 약점으로 지적된 스토리의 허술함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고 심형래는 밝혔다.

특히 시행 착오를 줄이기 위해 촬영에 들어가기 전 모든 대본을 동영상 시뮬레이션으로 만들어 점검했다. 주인공에는 안나 파킨스, 제니 웨이드, 스콧 글렌, 에릭 로버츠, 레이 리오타같은 낯익은 미국 배우들과 접촉 중이다. 매출 목표는 10억달러(1조2000억원).

그러나 심형래는 ‘용가리’의 수출과 배급 건으로 송사에 휘말려 급여를 가압류당했던 전력이 있어 ‘디 워’의 앞길이 그리 순탄하지 않을 전망.

“말이 앞섰던 ‘용가리’에서 뼈아픈 교훈을 얻었습니다. ‘용가리’에 비해 특수 효과에 집중적으로 투자했고 철저한 프리프로덕션 작업을 통해 오류의 가능성을 최소화했습니다.”

심형래는 이번 영화에서 아웃소싱을 배제하고 독자적인 제작 인력을 구축해 제작비를 할리우드 수준보다 10분의 1로 절감했으며 또한번의 실패를 경계하기 위해 촬영 전부터 세계 메이저 배급망과 의견 조율을 서두르는 등 사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