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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하철 방화/문제점]경찰 초동수사 허점 투성이

입력 | 2003-02-20 18:44:00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사고 전동차 기관사의 신병을 11시간 이상 확보하지 못한 데 이어 현장을 촬영한 폐쇄회로(CC)TV 녹화테이프 원본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초동수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사고 당일 중앙로역과 대구역 구내를 촬영한 CCTV 녹화테이프 3개에는 승강장과 대합실의 긴박했던 상황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그러나 경찰은 수사의 필수적 자료인 이 테이프를 초기에 확보하지 못해 현장상황을 목격자 진술에 의존하는 원시적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뒤늦게 이 테이프를 유가족들이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안 뒤 복사본을 만들어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테이프는 지하철공사측이 19일 유족들에게 사고경위를 설명하기 위해 사고대책위로 가져갔다가 공사 직원이 책상 위에 놓아둔 것을 유족들이 가져가 보관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당일 공사측에 녹화테이프가 있는지를 문의했으나 직원들이 ‘녹화 테이프가 없는 것 같다’는 답변을 듣고 적극적으로 챙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방화사건이 발생한 곳은 1079호의 1호차였으며,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이 전동차의 문이 모두 닫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현장에 처음 진입한 이상훈 지방소방경(대구 북부소방서 구조구급담당)은 “현장도착 당시 이 전동차의 출입문은 모두 닫혀 있었고, 이 때문에 맨 뒤 차량인 6호차 출입문의 레버를 바깥쪽에서 당겨서 열고 진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화재가 발생한 1호차 주변은 열기가 너무 강해 접근할 수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방관계자들은 “대부분의 승객들이 빠져나온 뒤 전력이 차단돼 문이 자동으로 닫혔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대구=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