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방화 참사 추모의 날인 23일 이번 참사로 사망한 친구의 넋을 기리기 위해 동료유치원생들이 중앙로역을 찾아 국화를 바치고 있다. -대구=특별취재팀
23일 간간이 비를 뿌리는 궂은 날씨 속에 대구 전역에서 ‘대구지하철 참사 시민 애도의 날’ 행사가 이어졌다. 사고 장소인 중앙로역 주변에는 아침부터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중앙로역 근처의 아카데미극장 앞 광장에는 시민들이 밝힌 촛불과 향냄새가 가득했고 역 지하 2층에는 꽃을 든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추모글이 빼곡히 쓰여 있는 역 구내의 그을린 기둥은 ‘이번 사고를 영원히 잊지 말자’는 뜻에서 영구 보존될 예정이다.
대구시는 이날 오전 10시 정각 1분 동안 대구 전역에 추모 사이렌을 울렸으며 시내 1000여곳의 사찰과 교회, 성당에서도 일제히 종을 울리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또 국채보상기념공원에서는 달구벌대종이 울렸고 차를 타고 시내를 오가던 많은 운전자들도 추모 사이렌에 맞춰 일제히 경적을 울리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이날 오후 대한불교조계종 9교구 본사인 동화사와 대구사원주지연합회 스님 100여명은 사고 현장에서 목탁과 독경으로 숨진 영혼을 달랬다. 또 중앙로역 근처 서성로교회에서는 시내 교회 목사들이 모여 희생자 추모 기도회를 열었다.
지하철사고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시민 서명에는 한 시간에 1000여명이 서명을 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궂은 날씨에도 시내 곳곳에 모여 희생자의 넋을 기렸다.
대구참여연대 등 3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대구지하철 참사 시민사회단체 대책위원회’는 20일부터 3일째 저녁마다 중앙로역 입구에서 촛불을 켜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평소 일요일이면 시민들이 몰리던 대구시내 유원지와 백화점 등도 비교적 한산했다. 중앙로역 주변 번화가의 유통매장은 일제히 근조 현수막을 내걸었으며 합동분향소가 있는 대구시민회관에는 이날까지 전국에서 2만여명이 찾아 슬픔을 함께했다.
대구=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