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부터 대기업 대주주 등의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신종 사채(社債)의 발행 및 인수, 전환 내용과 증여세 신고 내용을 비교해 탈루 여부를 가리는 전산시스템이 본격 가동된다.
국세청은 25일 일부 ‘재벌’이나 고액 재산가들이 CB나 BW 등 신종 금융사채를 발행하거나 인수, 전환하는 시점에 변칙적인 증여나 상속을 하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세청 당국자는 “이 시스템은 CB나 BW 관련 정보를 △발행 △인수 △전환 등 운영 단계별로 나눠 누적 관리하기 때문에 증여세나 상속세 신고 명세와 수시로 대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국세청은 최근 몇 년 동안 CB를 발행했던 295개 법인은 물론 전체 상장 및 코스닥 등록법인의 주식 보유 및 변동 자료를 이 시스템과 연동해 운용할 계획이다.
또 분기별로 수집한 재벌이나 고액 재산가에 대한 각종 금융과세 자료를 이 시스템에 입력시켜 변칙적인 증여나 상속이 있었는지를 점검할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재벌 총수나 그 가족을 대상으로 구축할 ‘개인별 금융자산 보유 현황 통합 데이터베이스(DB)’와 연계한 전산검증시스템도 개발할 예정이다.
신종 금융상품의 발행 및 인수 내용 등을 누적관리하는 이 DB는 상속 및 증여세 신고 자료와 통합해 조회할 수 있기 때문에 편법 상속이나 증여를 막을 수 있다고 국세청은 강조했다.
국세청 당국자는 “이러한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면 변칙 증여나 상속을 더욱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양도소득세나 증여세를 제대로 신고 또는 납부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 탈루 세액 추징 외에 가산세까지 물릴 것”이라고 말했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