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쾅쿵쾅 울리는 음악소리, 귀가 멍멍할 정도로 큰 마이크 소리, 형형색색 화려한 조명….
서울 명동이나 동대문에서 느껴보신 적이 있나요?
대형 패션몰은 고객을 모으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엽니다. 재래시장의 ‘샌드위치 맨’이나 리어카 상인들이 “골라, 골라”를 외치며 고객을 끄는 것과 마찬가지죠.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패션몰의 이벤트이지만 나름대로 ‘마케팅 법칙’이 숨어 있답니다.
먼저 한 이벤트는 40분을 넘지 않습니다. 이벤트 기획자들은 30분 공연에 10분 휴식, 아니면 30분은 재미있고 화려하게, 10분은 밋밋하게 공연을 이끌어갑니다.
이유는 사람들이 이벤트에만 정신이 팔려 정작 물건을 사지 않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또 공연장에 구름처럼 모인 사람들이 상가 안으로 들어오려는 고객의 흐름을 끊어버리는 점도 방지해 주죠.
결국 40분 단위로 ‘고객 모으기’와 ‘모인 고객의 상가 유입’이 되는 셈입니다.
이벤트 중간에 꼭 고객을 참여시키기도 합니다.
패션몰의 주요 고객인 10대와 20대들이 ‘관람형 이벤트’보다 ‘참여형 이벤트’를 더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공연 중간에 춤이나 노래 등과 같은 고객 장기자랑을 넣어줄 뿐 아니라 연인에게 프로포즈하는 시간을 따로 만들기도 합니다.
상품도 제공하고요. 공연장 분위기가 훨씬 화기애애해집니다.
요즘은 또다시 이벤트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중입니다. 명동 밀리오레는 요일별로 이용 고객의 성별, 연령, 직업 등을 분석해 이벤트 프로그램을 세분화하고 있습니다.
곧 테마별 이벤트를 선보인다고 하네요. 패션몰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튀는’ 이벤트가 아니면 더 이상 고객의 눈길을 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