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 머신’ 코비 브라이언트(LA레이커스)가 ‘아홉수’에 발목이 잡혔다.
26일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한 지붕 두가족’ LA레이커스와 LA클리퍼스의 경기. 86∼87시즌 마이클 조던(워싱턴 위저즈) 이후 16년 만에 9경기 연속 40점 이상을 퍼부었던 브라이언트는 상대 견제에 시달리며 32점에 머물렀다.
브라이언트는 이로써 윌트 챔벌레인이 갖고 있는 역대 최다 기록인 14경기 연속 40점 이상 득점을 향한 행진을 멈췄다. 또 13경기 연속 35점 이상 기록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더블팀을 앞세운 거친 수비에 시달린 브라이언트는 42.3%(11/26)의 야투 성공률에 머물렀고 자유투 성공률은 90%(9/10)로 높았다. 브라이언트가 1쿼터에 반칙 2개를 해 파울트러블로 4분42초 동안 벤치를 지켰던 대목도 득점 사냥에 걸림돌이 됐다.
비록 신기록 갱신에는 실패했어도 브라이언트의 가공할 공격력을 앞세운 레이커스는 이날 109-98 승리를 포함해 최근 14경기에서 12승을 올리는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5연승을 달렸다. 7위 레이커스는 6위 유타 재즈를 2경기차로 쫓았다.
브라이언트는 “기록은 기록일 따름이며 우리 팀에게 우승을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연속 득점을 의식하다보니 팀 플레이가 흐트러졌는데 잘 됐다”고 홀가분해 했다. 브라이언트의 단짝 콤비 샤킬 오닐은 33점, 8리바운드로 골밑을 굳게 지켰다.
25일 신장 결석 제거수술을 받은 레이커스 필 잭슨 감독(57)은 시카고 불스 사령탑 시절을 포함해 미국프로농구(NBA) 감독 데뷔 이후 13시즌만에 처음으로 벤치를 비웠다.
한편 워싱턴 위저즈는 마이클 조던(25점)의 활약으로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83-78로 꺾었고 휴스턴 로키츠는 야오밍(24점)이 경기 막판 두 차례나 턴오버를 범하는 바람에 뉴욕 닉스에 95-102로 패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