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3일!
대망의 2003 K-리그가 시작된다.
프로축구연맹의 계획대로라면 12개 구단이 참여하는 대규모(?)의 리그전.
과연 연맹의 바램대로 정상적인 리그가 진행될까?
불행히도 정상적인 리그 진행에 회의적인 생각이 압도적이다.
일단 새롭게 창단된 대구 FC의 경우는 박종환 감독까지 두손 두발 다 들고 있는 상황.
그 동안 죽어라 선수들을 모았지만 지금까지 연습하고 있는 선수들은 20여명도 안된다.
그 가운데도 실전에 통할 수 있는 기량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는 고작 5-6명.
나머지는 프로선수라고 하기에는 기량이 떨어진다.
자체 인원으로 연습경기도 하지 못하는 부족한 선수 문제.
게다가 아직까지도 확보되지 않은 운영자금.
속사정을 뻔히 알고 있는 박종환 감독은 리그 참가 불가쪽으로 생각이 기울었다.
하지만 우스운 것은 프로축구연맹과 대구 FC 구단관계자들은 아직까지도 리그 중반부터는 돌풍의 핵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점.
프로축구연맹은 부족한 선수수급을 위한 방안을 내놓지 않은 체 3월1일(박 감독의 포기의사 발표일)을 기다리고 있다.
아마도 늘 그랬듯이 3월 1일 포기 발표가 나온 뒤 부랴부랴 박 감독을 달래며 급조된 미봉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구단 관계자들 역시 대구 지하철 참사로 인해 자금 확보가 어려울 뿐이지 시즌이 시작되고 대구에서 경기가 열리면 상황이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즉, 대구에서 경기가 펼쳐지면 대구 시민들의 애향심이 발동해 시민들의 주머니가 자동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몇 십억원의 운영비가 필요한 프로구단의 예산 확보안 치고는 너무나 허술하다.
시민들의 애향심이 발동하지 않으면 리그 중반에 포기 선언도 쉽게 생각할 것 같은 행동들이다.
프로축구연맹은 신생구단 창단을 유도한 뒤 한걸음 뒤로 물러나 알아서 운영하고 알아서 선수를 조달하라는 ‘뒷간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틀린 격’의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
연맹의 행동에 보조를 맞추듯이 구단 역시 너무나 안이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결론을 속단하기 이루지만 대구 FC가 K-리그에 참여한 뒤 가장 고생하는 사람은 박종환 감독과 휘하의 선수들 뿐이다.
또 축구를 사랑하는 대구 시민들 역시 허탈감에 빠질 위기에 놓여있다.
책임지지 못할 일은 시작이나 말던지, 아니면 시작한만큼 최소한의 관심을 보여주던지....
K-리그의 개막일은 다가오는데 밀려오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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