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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인터뷰]던힐社 크리첼 회장…시계-커프스링크로 멋내는

입력 | 2003-02-27 17:22:00

알프레도 던힐의 사이먼 크리첼 회장은 “한국 남성들의 럭셔리 슈트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조사돼 올해 내에 던힐의 매장 수를 크게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신석교기자tjrry@donga.com


영국의 신사복 브랜드 ‘알프레도 던힐’(이하 던힐)의 사이먼 크리첼 회장이 최근 아시아시장 조사차 내한했다. 크리첼 회장은 2003년 봄, 여름 남성복 컬렉션에서 일제히 ‘정장의 부활’이 예견된 데 고무돼 있었다. 1893년 창립된 ‘던힐’은 클래식하고 품위있는 디자인을 지켜온 영국 정장 브랜드의 대명사이기 때문.

“최근 영국 런던의 멋쟁이 남성들은 클래식한 정장을 입더라도 작은 액세서리 하나를 통해서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는 것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던힐’의 전통적인 주요 고객은 유럽 왕실의 로열 패밀리 및 전문직 남성들. 하지만 ‘자유로운 정신’을 가진 남성들에게서도 사랑받고 있다. 왕위 대신 사랑을 택한 ‘세기의 로맨티시스트’이자 당대 유럽과 미국 남성들의 패션 리더로 꼽혔던 윈저공(에드워드 8세)과 가수 프랭크 시내트라, 엘비스 프레슬리 등이 단골이었다. 최근에는 신세대 영화감독 가이 리치와 넉넉한 사이즈의 남성용 셔츠를 교태롭게 소화해 내는 그의 아내 마돈나도 유명인사 고객이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개성을 연출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많지 않은 만큼 시계, 커프스링크, 가방 등 부대용품으로 멋을 내는 경우가 많다. 크리첼 회장은 “런던의 패션거리 본드스트리트에 있는 ‘던힐’ 대형 매장에서는 셔츠는 물론 커프스링크, 시계까지 맞춤 제작해 주는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첼 회장 스스로도 주문 제작한 커프스링크와 회색 가죽시계를 차고 있었다. 커프스링크는 흔한 원형이지만 황토색 나무에 은(銀)테를 두른 소재가 독특했고 시계스트랩에는 팔목 사이즈에 꼭 맞는 구멍과 살이 조금 쪘을 경우를 대비한 ‘예비용 구멍’ 2개만이 뚫려 있었다.

“최근에는 소매 끝보다 셔츠 주머니에 이름을 새기는 것이 인기예요. 가방은 딱딱한 브리프케이스보다 노트북용이나 천으로 만든 다양한 캐주얼을 들고 다니는 남성들이 많습니다.”

최근 명품시장은 이라크 전쟁 임박설, 테러 공포 등으로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01년 8월 던힐에 합류하기 전까지 같은 리치몬트 그룹 내 ‘카르티에’의 미주지역 사장과 리치몬트 그룹 북미 지역 회장을 지낸 크리첼 회장은 “시장위축이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1991년 이라크 전쟁이 발발했을 때도 명품 시장의 ‘큰손’인 일본인 관광객들이 급감해 매출이 줄었지만 단기적인 현상에 그쳤다. 오히려 100년이 넘도록 변하지 않는 품질과 클래식한 디자인이 안정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던힐’은 현재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 명품관과 목동 현대백화점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4월 초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성플라자점 개점에 이어 올 가을까지 전국 10여개 백화점에 새로 입점할 계획이다.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