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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전시위 새물결 "피켓 대신 e메일-전화로"

입력 | 2003-02-27 18:38:00


이라크전쟁에 대한 반전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거리에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대신 e메일과 팩스 전화 등을 이용하는 일명 ‘가상(virtual) 반전시위’가 26일 사상 처음 워싱턴에서 벌어졌다.

새로운 유형의 이 시위는 반전 시민단체 연합체인 ‘전쟁 없는 승리(Win Without War: http://www.moveon.org)’가 기획한 것. 40여만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이 단체는 워싱턴 지역에 연일 눈보라가 몰아쳐 거리시위가 어렵게 되자 전화 및 e메일 등을 이용, 반전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이날 모든 상원의원 사무실과 백악관에는 반전시위 전화가 쉴 새 없이 걸려와 전화가 불통되는 등 업무마비 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하루동안 미 전역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는 총 100만여통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 밖에 반전 메시지를 담은 e메일은 물론 팩스 메시지도 폭주했다고 백악관측은 밝혔다.

세계 곳곳에서도 반전시위가 계속됐다.

이탈리아에서는 300여명의 반전 시위대들이 이라크로 향하는 미군 군수물자 수송을 저지하기 위해 비첸차 인근의 그리시그나노 디조코 철도역을 점거하기도 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