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1m98)과 ‘중국의 자존심’ 야오밍(2m26)이 미국프로농구(NBA) 코트에서 첫 대결(올스타전 제외)을 벌였다.
비록 가드와 센터로 포지션이 달라 직접 마주치는 경우는 많지 않았지만 승리의 주인공은 마흔살의 조던. 조던은 지난달 28일 워싱턴 MCI 센터에서 벌어진 NBA 워싱턴 위저즈와 휴스턴 로키츠전에 선발 출장해 50분을 뛰며 35점(11리바운드 6어시스트)을 퍼부어 팀에 100-98로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역시 선발 출장한 23세의 젊은 야오밍도 비록 팀이 패배했지만 39분 동안 16점에 11리바운드로 나름대로 활약을 보여줬다. 야오밍은 경기 전 ‘조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조던이 은퇴를 서둘렀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우리가 좀 더 편안하게 경기를 할 수 있으니까요”라며 황제 조던에 대한 경외심과 부담감을 나타냈다.
조던은 역시 존경받을 만했다. 조던은 이날 오른쪽 무릎이 퉁퉁 부어올라 다리 전체를 검은 압박 스타킹으로 감싸고 나왔다. 지난 수요일 인디애나 페이서스전에서 레지 밀러와 부딪히면서 수술했던 무릎을 또 다쳤던 것,
팀의 트레이너 스티브 스트리커는 조던의 상태에 대해 ‘도저히 뛸 수 없는 상태’라며 코트에 나서는 것을 만류했지만 조던은 연장전까지 무려 50분을 뛰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게다가 조던은 연장전에서 팀이 기록한 12점 중에서 10점을 혼자서 연속 챙기는 신들린 모습을 보여줬다. 한마디로 실력뿐만 아니라 정신력에서도 ‘황제’임을 증명한 셈.
더그 콜린스 워싱턴 감독도 “오늘 조던처럼 뛰는 선수는 이제껏 본 적이 없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전 몸 상태가 85%밖에 안 된다고 하던 조던은 “뛰다보니 오히려 4쿼터와 연장전에서 상태가 좀 나아졌다”며 “2차 연장에 갔으면 무척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4쿼터 종료 1초전 88-88 동점상황. 공을 잡은 조던이 던진 회심의 끝내기 점프슛은 림을 통과하지 않았다. 그러나 황제는 두 번 다시 실수하지 않았다. 연장전이 시작되자마자 조던은 3분47초 동안 드라이빙 덩크슛을 포함해 연속 5개의 슛을 성공시키며 펄펄 날았다.
조던이 연장전에서 유일하게 놓친 야투는 100-98로 앞서던 종료 5초 전 던진 점프슛.
공교롭게도 조던의 빗나간 슛을 야오밍이 리바운드했지만 야오밍은 작전타임을 부르는 대신 코트 반대편에 있던 스티브 프랜시스에게 아웃렛패스를 던져줬고 프랜시스가 머뭇거리다가 슛을 포기하고 커티노 모블리에게 볼을 돌리는 바람에 패배를 자초했다.
휴스턴 감독은 “작전타임을 불렀어야 했다. 이건 작은 실수가 아니다”며 아쉬워했다.
바로 이것이 노련한 황제 조던과 풋내기 야오밍의 차이점이었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
◇28일 전적
워싱턴 100-98 휴스턴
LA레이커스 95-85 디트로이트
새크라멘토 126-124 댈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