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를 빚어 전통음식의 세계화를 이루겠다고 다짐하는 김용국씨(오른쪽)와 김씨의 어머니 장연숙씨(가운데). -연천=이동영기자
“만두로 가업(家業)도 잇고 우리 음식의 세계화도 이룰 겁니다.”
경기 연천군 군남면 선곡리 대성농산 김용국 대표(44)는 외조모가 시작한 만두 만들기에 인생을 걸고 있다. 김씨의 아들까지 4대째 가업이 이어지고 있다.
그는 전통 음식인 김치와 건강식으로 각광받는 단호박을 재료로 만두를 만들어 미국 독일 싱가포르 등에 수출한 공로로 지난해 경기도가 부문별로 우수 장인(匠人)을 선발하는 ‘경기 으뜸이’로 선정됐다.
그는 외조모의 기술과 손맛을 그대로 물려받은 어머니 장연숙씨(73)의 영향을 받아 20여년 동안 해온 농사를 그만두고 96년 본격적으로 만두 생산을 위해 회사를 차렸다.
만두는 세계인들이 즐기는 식품의 하나가 됐지만 고기를 주재료로 하는 중국식 만두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에 대해 아쉬움을 느낀 그는 발효음식인 김치를 소로 사용하는 우리의 전통 만두를 만들어 98년 도쿄국제식품박람회에 참가,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내친 김에 1년 이상 연구해 건강에 좋다는 단호박을 첨가한 ‘연천 단호박 손만두’를 개발했다. 이 만두는 2001년부터 독일 미국 싱가포르 등에 연간 1만4000달러어치가 수출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지정하는 농업인 기술개발과제 품목으로도 선정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김씨가 만드는 만두의 소는 특히 청정지역인 연천지역에서 생산되는 무공해 야채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만두의 소에 들어가는 야채의 종류와 배합비율, 만두피 반죽의 숙성시간과 만두피의 두께, 단호박 등 첨가재료의 종류, 급랭 온도와 시간 등 각 제조 과정에 따라 맛과 향이 다르다. 이 때문에 어머니와 가끔 의견 다툼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고 김씨는 전했다.
중학생인 아들 대진군(16)도 틈틈이 공장에 나와 아버지와 할머니의 만두 제조 과정을 배우고 있어 김씨에게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혼자 힘으로 제품 생산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세계시장 개척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는 김씨는 아들까지 가업에 참가한다면 확실히 세계시장 공략에도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씨는 “아들까지 힘을 보탠다면 우리 음식인 만두가 세계인의 입맛을 확실히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가족과 함께 세계화를 이룬다는 사실에 늘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연천=이동영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