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나 신상옥씨가 한번만 관심을 가지면 아우슈비츠보다 더한 북한 수용소의 20여만 정치범이 살아납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 최초로 살아서 탈출한 탈북자 김용(金龍·53·전 북한 국가보위부 중좌)씨는 지난달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교회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참혹한 북한 인권을 가장 효과적으로 알리는 방법은 할리우드의 힘을 빌리는 것”이라며 “북한판 ‘쉰들러리스트’를 제작, 평양정권의 죄악을 전 세계에 폭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동흥무역회사 대리인(부사장)으로 일하던 1993년 미 중앙정보국 첩자로 체포된 후 총살된 아버지 등 자신의 과거사를 감추기 위해 서류를 조작한 사실이 발각돼 체포되면서 98년 탈출하기까지 6년간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다.
김씨에 따르면 수용소 수감자들은 강냉이 20∼30알과 소금물의 열악한 식량배급 때문에 쇠똥에서 옥수수알을 파먹고 있으며, 잇단 성폭행에 따른 강제 유산과 영아 살해도 판을 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수용소에서 영국군과 미군 포로라는 70대 남자 3명을 목격했다고 덧붙였다.
그와 함께 회견에 참석한 탈북자 이민복씨도 “김정일(金正日) 정권에 대한 자극을 피하려는지 한국에서는 북한 인권문제를 잘 거론하지 않는다”면서 “그래서 미국에서 영화 제작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것이며, 일본에서도 같은 노력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반도평화포럼 ‘엑서더스 21’ 신동철 대표는 “파리에서 북한 정치범수용소를 소재로 한 영화 대본작업을 진행 중이며 김씨 등 탈북 정치범들에 대한 외국 영화관계자의 관심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