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유출을 막고 지역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소수를 위한 비교육적인 시책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경남 사천시가 시행을 준비중인 ‘우수고등학교 육성계획’에 대해 지역 시민, 사회단체가 강력 반발하면서 마찰이 심화되고 있다.
사천시는 2001년 시 의회에 냈다가 한차례 부결된 ‘사천시 우수고등학교 육성 장학기금 조성 및 운용 조례안’에 대한 수정작업을 거쳐 지난해 12월 의회에 다시 제출했다. 이 조례안은 18일부터 열리는 의회에서 심의될 예정이다.
조례안은 사천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지역내 고교에 진학하는 우수 학생에게 100만∼300만원, 우수대학에 들어가는 고교 졸업생에게는 100∼400만원을 지급하고, 국내 ‘10대 유명대학’에 학생을 진학시킨 교사에게도 상금을 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올해의 우수고교’로 선정된 학교에는 500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천시는 예산에서 매년 5억원씩 향후 10년 동안 50억원을 적립하기로 했다.
전교조 사천지회와 참교육학부모회, 사천농민회 등은 2일 성명을 내고 “금전으로 학생과 교사를 옭아매는 비교육적인 처사로 교육현장의 황폐화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우수고와 우수학생 선정에서 탈락된 학교 관계자와 학생들이 절망감을 느낄 뿐 아니라 이로인한 파행교육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이 방안에 대한 의견 수렴이 미흡한데다 갈수록 소외되고 있는 실업고는 논의조차 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들은 우수고 선정을 포기하고 시상금을 일반 학생과 시민에게 환원할 것과 중앙집중을 부추기는 우수대학의 선정취소, 청소년 문화공간 확보와 교육환경 개선책 수립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시민과 학생, 교사를 상대로 서명운동을 벌이는 한편 사천시가 계획을 강행할 경우 시청 점거농성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이에대해 사천시 관계자는 “중학교 졸업생의 30% 가량이 외지로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선의의 경쟁을 유도해 지역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시책”이라며 “대화로 문제를 풀겠다”고 밝혔다.
사천=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